“환율전쟁, 美가 최종 승자될 것” 英 FT 칼럼니스트 장담

입력 2010-10-14 18:16

미국과 중국의 양강전으로 압축되는 세계 환율전쟁에서 최종 승리자는 누구일까.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13일 모두가 궁금해 하는 이 같은 질문에 미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환율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하게 되는 이유’이라는 제목의 이날 FT 논평에서다.

미국이 ‘전쟁 승리의 핵심무기’를 쥐고 있고, 그건 초강대국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RB)가 달러를 무제한 찍어 낼 수 있는 현 체제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칼럼은 먼저 환율전쟁의 이면에 깔려있는 세계경제의 불균형 문제를 지적했다. 주요 20개국(G20)의 목표인 강력하고 지속적인 세계경제 회복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두 가지 근본적인 경제적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내부적 불균형 해소로 선진국이 민간수요 중심으로 회귀하고 금융위기로 늘어난 재정적자를 줄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외부적 불균형 해소로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은 수출 의존도를 높이고 중국과 같은 신흥국가는 내수 의존도를 높여야 한다.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결국 선진국들은 민간 부채를 줄일 필요가 있고, 강력한 투자 기회를 가진 (신흥)국가들은 통화를 절상할 필요가 있다고 울프는 주장했다.

문제는 이 같은 필요성을 (중국을 위시한) 신흥국가들이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오히려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자국 통화를 절하시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칼럼은 “세계는 미국을 통화수축(달러 강세) 상태로 만들려 한다”고 현 상황을 진단하면서도 “FRB가 만들어낼 수 있는 달러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 무한대의 무기를 지닌 미국이 이길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또 “미국 정책 담당자들은 디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 무엇이든지 할 것”이라면서 “FRB는 충분히 리플레이션(통화재팽창) 상태가 될 때까지 계속 그 방향으로 갈 것이고 이러한 시도가 나머지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그들의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