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기적’ 덕분에 □□□ 떴다… 피녜라 대통령-美 굴착기·선글라스-입심 좋은 광부 세불베다

입력 2010-10-14 21:31

‘세기적 생환 드라마’가 끝나면서 더욱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경우가 있다. 하지만 뒤에서 보이게, 보이지 않게 응원해준 이들이 있었기에 감동은 배가됐다.

◇칠레 대통령 인기 껑충=올해 1월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우파 정부를 이끌며 ‘국민의 대통령’을 선언했다. 이번 매몰 광부 구출 과정은 그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절호의 기회였다고 13일 외신들은 전했다. 그는 구출 현장을 진두지휘했고, 구조된 광부들을 진하게 포옹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미디어 프렌들리’한 방송국 경영자 출신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된 것. 광부들의 생존 메모가 발견되자 현장으로 달려가 카메라 앞에 메모를 비추었다. 매몰 광부의 아이가 태어났을 땐 아이를 안고 키스하며 TV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번 사태로 지지율은 수직 상승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굴착기 회사 등도 상종가=성공적인 구조 뒤엔 미국의 굴착기 회사 슈람(Schramm)이 있다. 이 회사는 ‘1세기 역사를 자랑하는 수압식 굴착 기업’이라고 광고한다. 하지만 이번 같은 천우신조의 브랜드 홍보 기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플랜 B’로 알려진 이 회사의 슈람 T130 기계만이 최종 굴착에 성공했다. 구조에 쓰인 독일산 케이블, 일제 비디오 장비 등도 이미지를 제고했다. 광부들이 쓴 미국 선글라스 회사 오클리(Oakley)의 고글 제품도 전 세계에 전파를 탔다.

◇슈퍼 마리오 스타 탄생=광부 구출 드라마가 탄생시킨 최고의 스타는 마리오 세불베다(40)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타고난 쇼맨십은 확실히 주목받았다. 그는 캡슐이 지상에 닿기 전부터 기뻐 외쳤고 그 소리는 산호세 광산 현장에 울려 퍼졌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지하에서 가져온 돌멩이 기념품을 대통령 등 여러 사람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언어감각도 탁월해 ‘대변인’으로 통했던 그는 ‘슈퍼 마리오’라는 애칭의 국민 엔터테이너가 됐다.

◇희망 캠프의 숨은 응원자들=가족과 친지들이 임시 텐트를 치고 대기하던 ‘희망캠프’는 그 자체가 가족들의 희망으로 유지되는 곳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곳이 그들에게 희망을 보태주려는 순례객들로 더욱 조명받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익살꾼도 찾아왔고, 칠레 형제들과 연대하기 위해서라며 우루과이 마라토너도 달려왔다. 축구구단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와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사인한 셔츠를 보내고, 광부들을 경기에 초청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