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 노벨상 선정은 주권 침해”… 中 정부, 연일 신경질적 반응

입력 2010-10-14 21:17

중국 반체제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54)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중국 정부가 연일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류의 수상을 지지하는 일부 정치인들은 뼛속부터 중국의 발전을 싫어하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노르웨이 기자가 민감한 질문을 늘어놓자 마 대변인은 질문을 끊고 일부러 “어느 나라에서 온 기자냐”고 묻기도 했다. 노르웨이와 교류 중단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노르웨이가 노벨평화상 선정을 지지해 양국 관계가 손상되고 국가 주권과 존엄을 침범 받았는데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던 것처럼 하라는 건가”라고 쏘아붙였다.

기자들 또한 밀리지 않고 “류에게 상을 준 것이 범죄를 조장하는 것이라면 도대체 어떤 범죄를 조장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묻는 등 이날 브리핑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끊이지 않았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중국 정부의 철저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으로 류의 수상 소식이 은밀히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터넷상에서도 류를 지지하는 글은 아예 차단 혹은 삭제 당했다. 그럼에도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선 류의 수상 소식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오늘밤 우리에게 적은 없다”라는 시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오늘밤 전 세계가 귀를 기울였다. 누가 지옥의 문을 두드렸을까?” “인민은 단지 유럽에서 태어난 판다 뉴스를 경축할 뿐이다”라는 글도 인기를 모았다. 여기서 ‘지옥’은 류샤오보가 수감된 감옥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판다 뉴스’는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결정된 8일 밤 CCTV의 유럽 뉴스는 스페인의 판다 출산뿐이었다는 점을 비꼰 것이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