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재선정, 안덕지역도 불발… 공은 다시 강정마을로

입력 2010-10-14 17:46

제주해군기지 입지 재선정 작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해군기지 입지로 당초 선정된 서귀포시 강정마을로 공이 다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제주도는 2개 지역 3개 마을을 대상으로 해군기지 유치 여부를 물은 결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1리에 이어 안덕면 화순리도 반대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1개 지역 2개 마을의 경우 두 마을 모두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남은 안덕면 사계리의 입장에 관계없이 안덕지역도 해군기지 유치가 불가능해졌다.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여오던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은 지난 8월 자체 주민투표를 통해 제주도내 후보지들을 대상으로 입지 재선정 추진을 전제로 한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남원읍과 안덕면 2개 지역을 대상으로 해군기지 유치 여부를 타진해 왔으나 불발에 그친 것이다.

그러나 강정마을 주민들이 이 결과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강정마을회는 그동안 수차례 도지사 면담을 통해 재검토 대상마을에서도 반드시 마을총회를 거쳐 수용여부를 결정할 것을 요청해 왔다. 지난 13일 우근민 지사가 강정마을을 방문했을 때도 주민들은 “다른 마을에서도 마을총회를 여는 등 진정성 있는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전달했다.

남원읍 위미1리는 물론 화순리 역시 개발위원회의 결정만으로 ‘유치 반대’입장을 정리했기 때문에 수용 전제조건을 충족했는지 여부를 놓고 향후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제주도는 일단 오는 20일이 의견수렴 마지막 시한일인 만큼 3개 마을로부터 공식적인 회신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