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코리안시리즈 진출 5대6→4대3→9대8→7대8→5대6, 5경기 연속 1점차 드라마

입력 2010-10-14 00:40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은 연장 11회말 투아웃 이후에야 끝났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는 1∼5차전 모두 1점차 승부로 끝났다. 매 경기마다 8회 이후 승부가 결정됐고 모든 투수들이 총동원됐다. 이긴 삼성이나 진 두산 선수 모두 필사적으로 싸웠다. 올해 플레이오프는 ‘혈전’ 그 자체였다.

삼성이 13일 대구에서 열린 5차전에서 연장 11회말 박석민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에 6대 5로 승리했다. 삼성은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인천에서 SK와 맞붙게 됐다.

5차전도 결국 혈전으로 끝났다. 먼저 포문을 연 팀은 두산이다. 두산은 2회초 삼성 선발 차우찬을 상대로 최준석과 양의지가 연속안타를 친 데 이어 1사 2, 3루에서 임재철이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2점을 먼저 따냈다. 이어 오재원이 좌전안타로 3루에 있던 임재철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삼성은 부랴부랴 4차전 세이브를 따낸 배영수를 투입했지만 불타오른 두산의 방망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동주가 배영수를 상대로 중전 안타를 때려내 두산은 2회초에만 무려 5점을 선취하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잡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3회말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잘 던지던 두산 선발 히메네스가 1사 이후 김상수에게 안타를 맞고 난 후 갑자기 자신의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만지기 시작한 것이다. 구단 관계자는 “굳은살이 조금 벗겨진 것이기 때문에 경기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밝혔지만 계속해서 이를 신경 쓰는 눈치였다. 결국 히메네스는 이후 공이 높아졌고, 3회는 무사히 넘겼지만 4회말 최형우에게 투런 홈런, 조영훈에게 2루타를 얻어맞고 강판됐다. 뒤이어 나선 왈론드도 채태인을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를 넘기는가 싶었지만 진갑용과 이영욱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후 김상수에게 적시타를 맞아 2점을 더 내주며 순식간에 점수 차가 1점으로 줄어들었다. 힘을 얻은 삼성은 이후 6회말 이영욱의 좌측 펜스까지 굴러가는 안타로 결국 5-5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양팀은 불펜이 효과적으로 이어 던지며 11회가 될 때까지 ‘0’의 행진을 이어갔다. 결국 승패가 결정된 것은 연장 11회말.

삼성은 선두 타자 김상수가 좌전 안타를 친 후 만든 2사 만루에서 박석민이 투스트라이크 투볼 상황에서 천금의 내야안타로 경기를 끝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에 2연패후 3연승이라는 기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두산은 매 경기 투수를 총동원하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지만 끝내 삼성의 벽을 넘지 못하고 눈물을 삼켰다. 두산은 5차전에서 장원삼에게 철저히 막힌 게 뼈아팠다.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장원삼은 5차전 MVP가 됐다. 플레이오프 MVP는 21타수 8안타로 삼성 공격을 이끈 박한이가 받았다. SK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15일 오후 6시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다.

대구=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