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69일간의 기적] ‘1번’ 아발로스, 돌발상황 대비 침착함·체력 갖춰 뽑혀

입력 2010-10-13 21:38

“나온다, 나온다.”

13일 0시11분(현지시간)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 지하 갱도에 이르는 통로를 통해 구조용 캡슐 ‘불사조’를 타고 지상에 발을 내린 이는 플로렌시오 아발로스(31)였다. 두 아이의 아빠인 그는 지난 8월 5일 동생 라반과 함께 갱도에 갇혔다. 광산 운전사로 일한 그는 지하생활을 비디오로 찍어 구조대원들과 가족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아발로스는 70일 가까이 지하에서 고난을 겪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아주 건강했다. 그가 지상행 캡슐 승선 1호가 될 수 있었던 건 이런 건강함을 갖춘 한편 33명 중 젊은 편에 속하고 빠른 판단력과 침착함 등을 두루 갖추어서다. 그는 사고 현장에서 작업반장 루이스 우르수아를 돕는 부반장 역할을 했다.

그를 포함한 5명의 첫 구조자들은 이처럼 모두 건강한 사람 위주로 선정됐다. 지상까지 700m를 올라오는 과정에서 급격한 온도차와 혈액 역류로 생기는 혈전 등을 견딜 체력을 갖춰야 한다. 무사 귀환해 구조팀을 도와주는 게 그들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첫 구조자인 아발로스는 캡슐을 타고 구출되는 과정에서 취득한 유용한 정보를 모아 나머지 32명 동료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두 번째 5명의 그룹은 신체적으로 허약한 사람들이 뽑혔다. 그 가운데 1명은 당뇨병을 앓고 있고 탄진폐증을 앓는 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구조자는 지하 현장의 지휘자였던 루이스 우르수아라고 CNN이 12일 보도했다.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