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소 나흘째 표정… 이문열씨 “황 선생 소재로 소설 쓸 계획”

입력 2010-10-13 21:48

황장엽씨의 빈소에는 13일에도 각계 인사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황씨는 빈소가 차려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에서 14일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에 묻힌다.

장례위원회 대변인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국가보훈처가 황 선생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키로 했다고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수양딸 김숙향씨와 탈북자들은 평소 황씨가 ‘고향인 평양에 묻히고 싶다’고 말한 만큼 남북이 통일될 때까지만 유해를 현충원에서 맡아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황씨는 현충원 내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묻힌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오후 1시45분쯤 조문하고 “탈북자를 따뜻하게 보듬었던 우리 사회의 귀중한 분이 돌아가셔서 아쉽고 안타깝다”며 “현충원에서 편안히 쉬시다 (생전 바람대로 통일 후) 고향으로 돌아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현충원 안장 및 훈장 추서 논란에 대해 “여러 여론을 수렴해 신중하게 결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오전 10시30분쯤 빈소를 찾은 조현오 경찰청장은 “고인은 한국에서 북한 실상을 정확히 알리는 데 힘썼다”며 “경찰은 장례가 잘 치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 정운찬·한승수 전 국무총리,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정정길 전 대통령비서실장, 소설가 이문열씨 등이 빈소를 찾았다. 전 전 대통령은 “(황씨 별세가) 북한에 대해 희망과 오해를 가진 분들이 잠에서 깨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설가 이씨는 “2003년쯤 만나 황 선생만 알고 있는 북한 내부 사정을 취재했다”며 “그 내용을 소설로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례위는 14일 오전 10시 영결식을 치르고 황씨를 안장하기 위해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출발한다. 시민단체 국민행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에서 추모제를 열고, 피랍탈북인권연대는 오후 3시부터 서울역 광장에 시민분향소를 차릴 계획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