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무성 ‘특권층 집합소’… 고위층 자녀·친인척들 해외 공관서 초호화 생활

입력 2010-10-13 18:23

북한 고위층 자녀와 친인척 상당수가 해외 대사관 등에서 근무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3일 보도했다. 특히 북한 외무성은 특권층의 집합소라는 지적이다.

RFA는 중국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외국에서 근무하거나 장기 체류 중인 북한 고위층 가족 10여명을 소개했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달 말 개최된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요직에 기용된 인물과 연관이 있다.

당대표자회에서 정치국 정위원으로 선출된 강석주 내각 부총리의 조카는 태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공관원으로 근무 중이다. 강석주는 외무성 제1부상 등을 거친 북한 외교 수장이다. 또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사위와 김영일 당 국제부장의 사위는 독일 주재 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경우 조카가 네팔 주재 북한 대사로 있다가 얼마 전 말레이시아 대사로 옮겼다. 김국태 당 정치국 위원 겸 당 중앙검열위원장의 딸도 해외 근무 중이다. 2003년 사망한 김용순 전 대남담당 비서 딸 부부는 이집트에서 살고 있다.

이들은 일반 해외 공관원들과 달리 독립주택에 살면서 벤츠 등 고급승용차를 몰고 풍족하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권층 친인척들은 해외근무를 마친 뒤 귀국해 외무성이나 무역성 등 선호부서에서 일하는 것이 다반사다. 노동당 최고위직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임명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아들은 해외근무를 마치고 외무성에서 근무 중이다. 이명수 대장의 조카, 이하일 차수의 사위 등도 마찬가지다. 최영림 내각 총리의 딸로 6자회담 북측 통역을 맡아왔던 최선희(46)는 최근 외무성 부국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김 위원장의 배려로 오스트리아 몰타 중국 등에서 특별 유학한 것으로 전해졌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