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프롤로그] ‘행복비타민’ 세 분의 안타까운 소식들
입력 2010-10-13 17:55
지난주 자살로 생을 마감한 ‘행복전도사’ 최윤희씨의 집에 초대를 받아 간 적이 있습니다. 15년 전 무렵의 일일겁니다. 당시 케이블TV 관련 인사 20여명이 한꺼번에 초대됐는데 충분히 이 인원을 소화할 만큼 넓은 집이었습니다. 집 크기와 달리 검소하다고 느낄 정도로 소박하게 사시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어느 날 스타 강사가 되어 시청자와 청중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귀한 달란트라고 생각했습니다. 한데 비보를 들었습니다. ‘700가지의 고통’이란 말이 너무나 남습니다.
이 소식을 듣기 열흘 전쯤 이분처럼 ‘행복강의’를 하는 정연아씨를 우연히 만났습니다. 얼굴이 많이 부어 쑥스러워하시더군요. “국민일보는 믿음으로 만드는 신문이니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암 투병 사실을 밝혔을 때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맸습니다. 그분은 암 확진 판정을 받고도 밥을 꾸역꾸역 먹었답니다. 미어지는 볼이 눈물로 범벅이 되었겠지요.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 1:2). 두 분의 절망적인 소식이 딱 이 느낌이었는데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이 대사가 나오더군요. 입말과 글말, 리듬, 조형 어디하나 불완전한 느낌이 없습니다. 아침이슬과 같은 인생은 주를 의지하지 않으면 세상만사가 헛됩니다. 그래서 전도자는 그 허무를 그렇게 말했나 봅니다. 정연아씨는 앞으로 ‘예수 안에서의 행복’을 전하겠답니다. 또 한 사람 ‘행복하소서’의 정덕희씨도 고난 중이더군요. 최윤희 정연아 정덕희 행복 3인방. TV 앞에 앉은 주부들에게 행복비타민이었던 세 사람 소식 모두가 안타깝습니다.
전정희 종교기획부장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