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개방형·공모 직위 채용도 ‘그들만의 리그’ 전락

입력 2010-10-13 21:50

공무원의 개방형·공모 직위 채용제도가 승진 또는 재임용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감사하고 시정요구를 해야 하는 감사원도 이 제도를 제대로 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이 13일 감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감사원이 개방형 직위에 채용한 18명 중 14명이, 공모 직위는 11명 전원이 내부 출신 인사로 밝혀졌다. 개방형·공모 직위 채용제도는 내부와 외부인사 간 공개경쟁을 거쳐 공직사회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0년 도입됐다. 개방형은 공무원과 민간인 모두에게, 공모는 공무원에게 개방돼 있다. 하지만 감사원마저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고 있던 셈이다. 감사원은 “공모 직위의 경우 타 부처 공무원이 채용되면 소속기관을 감사하는 모양새가 된다는 생각에 지원자가 없다”고 해명했다.

개방형·공모 직위를 고위감사공무원단 직위 총수의 각각 20%, 30% 범위에서 충원토록 하는 감사원 규칙도 문제로 지적됐다. 강제조항이 없어 아예 뽑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제도 취지를 생각해 현행보다 외부인사의 충원 비중을 늘려야 한다”면서 “충원 인원의 하한선을 설정하는 등 탄력적으로 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