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만사 제쳐 놓고 중간선거 올인
입력 2010-10-13 18:17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옷소매를 걷어붙이고 메가폰을 잡았다.
중간선거(11월 2일)를 꼭 3주 남겨두고 선거운동에만 전념키로 한 것이다. 앞으로 3주 동안 다른 일정은 거의 없다. 게다가 공화당과 보수단체들의 막대한 선거자금 모금에 대해 “의혹이 많다”고 공격하는 등 선거대책본부장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백악관은 12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운동 스케줄을 ‘당당하게’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선거 1주일 전인 25일까지 델라웨어주 등 8개주를 돌아다니며 선거모금 행사나 정치집회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다른 일정은 거의 없다.
선거 직전 일주일은 아예 비워놓았다. 전국 선거판세를 살펴보면서 자신이 가서 민주당 후보 당선에 도움이 된다면 어디든 달려갈 계획이다. 너무 바쁘게 돌아다니기 때문에 투표도 부재자 투표로 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하이라이트는 17일(일요일)의 오하이오 주립대학 연설이다. 미국민에게 인기가 가장 많은 부인 미셸 오바마와의 첫 ‘합동 유세’이기 때문이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젊은 유권자와 흑인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희망을 감추지 않았다. 이 지역은 공화당이 유리한 지역이며, 젊은 유권자나 흑인들이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선거자금에 대한 의혹 부추기기에도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공화당 지지 조직들이 출처가 불분명한 기부금으로 민주당 비난광고를 하고 있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지난 1월 연방대법원 판결로 기업이나 개인은 비공개로 무제한 선거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같은 지원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며, 선거판을 흔들려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는 공화당이 받은 선거자금 중 해외 자금이 포함돼 있다는 뜻이다. 미 국내법은 해외자금의 선거 지원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선거캠페인 총책임자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미 상공회의소(암참)가 공화당에 해외자금을 제공하고 있다는 민주당 주장이 잘못됐다는 증거를 대라”고 공화당의 불법 자금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공화당 전략가인 칼 로브 전 백악관 정치고문은 “대통령이 근거 없는 공격으로 권위를 훼손하는 것을 보는 건 슬픈 일”이라고 되받아쳤다. 해외자금 지원 논란은 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