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환자의 고뇌, 신앙으로 풀어주자” 2011년 亞·太에이즈대회 앞두고 조직위 간담회 개최

입력 2010-10-13 18:45

내년 8월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제10차 아시아태평양에이즈대회(ICAAP)를 앞두고 국내 에이즈(HIV·AIDS) 예방과 퇴치, 환자 보호 등을 위해 기독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ICAAP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후원한 간담회에서다.



내년 대회를 앞두고 국내 종교계의 적극적 동참과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 열린 이번 간담회에서는 국내외 에이즈 감염 실태에 대한 정보와 함께 기독교의 역할에 대한 의견이 교환됐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강영숙 목사는 ‘에이즈(HIV·AIDS)에 대한 교회 공동체의 역할’이라는 발제를 통해 전 세계 3억3200만명의 사람이 에이즈에 감염됐고, 2500만명 이상이 이로 인해 사망한 현재 상황을 유엔이 ‘글로벌 긴급사태’로 간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60만명의 아이들이 매년 감염되고 있고, 여성 감염자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우며 이들 중 3분의 2가 나이 어린 여성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강 목사는 감염자의 절대 다수가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도 밝히면서 “종교계는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으로 에이즈 퇴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종교를 기반으로 하는 에이즈 단체들은 육체적·사회적 필요뿐 아니라 환자들이 가지는 ‘신은 나를 사랑하는가?’ ‘나에게, 또는 내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라는 질문과 불안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국내 기독교계도 이런 역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보건대 조병희 교수 역시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인해 감염자에게 책임을 묻거나 개선의 여지가 없는 숙명적인 병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감염자들을 음성화시키고 있다”면서 에이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기를 기독교계에 당부했다.

이어서 국내 기독교계의 에이즈 관련 사역들이 소개됐다. 구세군 보건사업부 고재철 실장은 구세군 대한본영이 1999년 말부터 ‘한국 구세군 HIV·AIDS 대책팀’을 결성해 전국에 9개 지회와 주간상담센터, 쉼터 등을 운영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99년 1월 구세군 국제본영이 정한 에이즈 관련 정책 기준을 전달했다. “구세군은 모든 개개인이 하나님 앞에서 중요하며,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믿는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기준은 “인간의 면역기능을 결핍시키는 바이러스를 포함해 어떤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은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로부터 어떤 거절도 받아서는 안 된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