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경찰서 크리스천 4인방+관내 100여 교회, ‘탈북자의 수호천사’ 힘 합쳤다

입력 2010-10-13 17:34


평소 탈북자들을 도와온 기독 경찰관들이 지역 교회와 손을 잡고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서울 양천경찰서 보안과 탈북자 신변보호 담당 최종래(54·연천성화교회 집사) 반장과 장세호(54·강서성결교회 집사), 최순자(48·개봉교회) 경위, 공도식(43·온누리교회) 경사 등 4명은 13일 오전 서울 신월1동 강서성결교회(조원집 목사)에서 관내 100여 교회의 협력을 받아 ‘교회와 경찰(교·경) 하나님사랑 실천 탈북자 후원회’ 창립예배를 드렸다.

후원회는 앞으로 탈북자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취업·교육·의료·신앙 등 다양한 분야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사회적 유대감 형성을 통한 정서적 안정을 유도하고 탈북자 정착 지원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확대할 방침이다. 양천구에는 현재 2만여명의 국내 거주 탈북자 중 가장 많은 13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후원회장은 한성언(60) 목동중앙교회 목사가 맡았다. 후원회는 가정의 달, 종교개혁의 달 등 월별로 주제를 정해 후원 대상을 선정한다. 이날 예배에선 탈북자 김모씨 등 4명에게 후원금 20만원씩을 전달했다.

2005년 두만강을 건너 한국에 왔다는 김모(43)씨는 “힘들 때마다 도와주시는 형사님들께 감사드린다”며 “나도 작은 힘이나마 이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했다. 한국생활 2년차인 임모(29)씨는 “연고도 없는 내게 조건 없는 사랑을 주셔서 고맙다”며 환하게 웃었다.

양천서 기독 경찰관들이 탈북자들을 돕기 시작한 것은 2004년 7월 탈북자 보호와 관리 업무를 맡으면서부터. 목숨을 걸고 이 땅을 찾은 탈북자들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힘들게 사는 실정을 보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이들을 보다 적극적, 지속적으로 돕자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이들은 늘 기도모임을 갖고 탈북자들의 애로사항을 듣는다. 갈 때는 꼭 비누와 휴지 쌀 고기 김치 과일 등을 준비한다. 수해를 입은 가정을 찾아 청소를 해주기도 했다. 미혼 탈북자들을 위해 중매를 서고 직업을 알선해 주기도 한다.

최 반장은 “고아와 과부, 나그네와 이방인의 고통을 덜어주는 게 예수님의 뜻이 아니겠느냐”면서 “탈북자 돌봄은 우리 모두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