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생각대로 혈투” 웃고있는 SK

입력 2010-10-13 18:35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가 5차전 혈투로 끝남에 따라 일찌감치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가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상대의 체력이 소모되면 될 수록 유리한 게 단기전 승부이기 때문이다.

SK는 지난달 26일 정규리그가 끝난 이후 이달 13일까지 17일 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자체 청백전을 통해 경기 감각을 조율하고 있다. 따라서 선수들의 몸 상태는 최고조다. SK가 한국시리즈에서 유리한 상황에 있는 이유는 바로 이같은 휴식 때문이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단기전에서는 투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과 두산은 매경기 혈전을 펼치는 명승부를 벌였다. 특히 투수들의 소모가 컸다. 플레이오프 3·4차전의 경우 양 팀은 두게임에서 총 32명의 투수를 내세웠다. 삼성·두산 할 것 없이 4차전에는 김선우, 배영수, 차우찬 등 선발 자원까지 모두 불펜에 넣는 총력전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SK는 17일을 쉬면서 투수들도 모두 체력을 회복했다. SK는 정규리그 막판 급격한 투수진의 붕괴로 1위 수성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급기야 선발이었던 송은범을 마무리로, 마무리였던 이승호를 선발로 바꾸는 급처방도 내린 바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한국시리즈에서도 혈전이 펼쳐지면 투수들을 대량 투입할 수 밖에 없다. 투수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SK가 ‘벌떼 마운드’의 원조라는 점에서 SK의 우세를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두산의 예에서 보듯 야구는 또 분위기 싸움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롯데를 3승2패로 물리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당시 대부분 전문가들이 체력 저하로 삼성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한 번 신바람을 낸 두산은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몰고갔다.

‘야신’ 김성근 감독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기다리는 우리팀이 꼭 유리한 것 만은 아니다”면서 “모든 게 좋다고 할 때 위기가 온다”고 말했다.

한편 김 감독은 외국인 투수 데니 글로버가 포함된 한국시리즈 26명의 엔트리를 KBO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SK의 1·2·3 선발은 김광현·카도쿠라 켄·글로버가 맡을 전망이다. 김 감독은 올 하반기 부진해 2군으로 내려보냈던 글로버에 대해 “정말 고민 끝에 글로버를 엔트리에 넣었다”면서 “잘만 해준다면 한국시리즈 SK의 키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