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축구대표팀 평가전 0-0 무승부] 중원 압박 공방… 끝내 터지지 않은 한방
입력 2010-10-13 01:04
73번째 한·일전이 두 팀의 강력한 허리싸움으로 무승부로 끝났다. 하지만 한국은 올해 치러진 한·일전에서 2승1무를 기록하며 일본에 대한 우위를 이어갔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박주영을 원톱으로 하고 좌우에 최성국(광주 상무),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을 세우는 3-4-2-1 포메이션으로 맞섰지만 득점에 실패하며 0대 0으로 비겼다.
두 팀은 전반 상대 미드필더들의 강한 압박에 번번이 막히며 쉽게 중원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 스리백의 한 축인 조용형(알 라이안)에게 미드필드까지 올라가도록 하는 ‘포어 리베로’ 역할을 맡겨 혼다 게이스케(CSKA 모스크바) 등 공격진을 차단하도록 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은 일본 역시 미드필드에서부터 2~3명이 한국 선수들을 에워싸며 좀처럼 돌파를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은 박지성이 빠진데다 센터 서클을 중심으로 서로 맞부딪치는 바람에 유기적인 패스를 이어가지 못했다.
한국은 박주영(AS 모나코), 최성국(광주 상무), 신형민(포항 스틸러스)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전부 벗어났다. 일본은 한국의 공격을 차단한 뒤 긴 패스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공격 찬스를 만들어갔다. 전반 26분 혼다가 골 지역 왼쪽에서 유일한 유효 슈팅을 날렸으나 정성룡(성남 일화)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들어 두 팀은 선수 교체와 느슨해진 압박으로 전반보다 활발한 공격을 선보였다. 기성용(셀틱)을 투입한 한국은 후반 12분 기성용의 프리킥에 이은 박주영의 헤딩슛을 시작으로 찬스를 만들어갔다. 후반 17분 박주영이 측면에서 골대 정면으로 돌파하며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에 막혔고, 후반 35분에는 제대로 맞힌 헤딩슛이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일본 역시 집중력이 떨어진 한국 진영을 파고들었다. 후반 34분 혼다의 돌파에 이은 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의 슈팅과 후반 43분 혼다의 슈팅이 이어졌지만 네트를 가르지 못했다.
조광래 감독은 경기 후 “아시안컵에 대비해 이렇게 긴장되는 경기를 슬기롭게 풀어나갔다면 팬들에게 기쁨을 안겼을 텐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자케로니 감독은 “일본은 테크닉면에서, 한국은 피지컬면에서 강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겸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이날 일부 외신이 보도한 FIFA 회장 선거 출마설을 일축했다. 정 부회장은 한·일전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외신에서 내년 FIFA 회장 선거 출마 보도가 있었지만 내게는 2022년 월드컵 유치가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회장 선거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