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철호 사장, “뭐, 도공 수십조 빚을 다음 세대 넘기겠다고?”

입력 2010-10-13 01:02

“다음 세대에 넘기겠습니다.”

류철호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국정감사에서 ‘말 한마디’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12일 경기도 성남 도로공사 회의실에서 열린 국감에서는 현재 22조원이 넘고 매년 수조원씩 불어나는 도공의 부채에 대한 대책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가 잇따랐다.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은 “부채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류 사장은 “다음 세대에 넘기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변웅전 자유선진당 의원이 “어떻게 여당 의원인 장 의원이 부채에 대해 묻는데 다음 세대에 넘기겠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변 의원은 이어 “작년 하이패스 미납이 258만건이나 되는데 ‘안 내는데 어떡합니까’라고 답하면 되겠나.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 아니냐”며 “경영철학과 정신상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류 사장은 또 “나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올리지 못하는 첫 사장이 될 것 같다. 죄책감이 든다. 매출 3조원에 부채 22조원이면 민간기업 같으면 파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민주당 박기춘 의원이 “사장은 뭘 그렇게 잘못한 게 많아서 ‘죄송하다, 죄송하다’고 말하나. 죄송한 게 많으면 용퇴하라”고 쏘아붙였다.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도 “사장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경영할 것인가 고심하지 않고 민간기업이면 파산했을 거라는 식으로 얘기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