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계열 국산무기 잇단 결함 이어 유도탄 수입·운용도 ‘부실’

입력 2010-10-12 22:18


국내에서 개발된 K계열 무기에서 잇단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해외 도입 무기에서도 치명적 결함이 발견돼 군이 전수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본부가 12일 국회 국방위에 보고한 ‘해군 유도탄 발사 실패’ 관련 보고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올 7월까지 해군은 함대공 유도탄 SM-2를 비롯한 3종류의 유도탄을 23회 발사했으나 그 가운데 5회가 명중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명중 실패율이 22%에 달하는 것이다. 표적 명중에 실패한 유도탄은 1발 단가가 최저 10억원에서 최고 23억원이었고, 대부분 발사 5∼12초 후 유도탄 부품 오작동으로 정해진 궤도를 이탈하며 자동 폭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레이시언(Raytheon)사가 개발한 SM-2는 2008년 7월 문무대왕함에서 1회, 2010년 6월 세종대왕함에서 2회의 명중 실패가 발생하는 등 총 9번 발사해 3번이 명중에 실패했다. 운용자의 장비 오작동과 유도탄 부품 결함이 원인이었다. 우리 해군의 요청으로 미 해군이 주관하는 조사위원회가 구성돼 조사했지만 조정날개 부분 미작동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해군은 이미 납품된 SM-2 130여발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영국 MBDA사가 제작한 공대함 유도탄 ‘Sea-Skua’도 지난해 12월 발사에서 12회 중 1회가 명중 실패했다. 지난 2월까지 원인을 분석한 해군은 미사일 상단 연결핀 재질 불량에 따른 절단 현상을 확인했다.

해군은 지난 6일까지 국내에 도입된 Sea-Skua 90여발의 상단 연결핀을 모두 교체했다. 이어 유도탄 1발 손실분 10억원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제작사는 보증기간 1년이 지나 할 수 없다고 밝혀 왔다. 방위사업청은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하고 법적 중재 절차를 밟기로 했다.

미 보잉사가 제작한 잠대함 H/P(하푼) 미사일은 지난 7월 이억기함에서 2발을 발사했지만 1발이 명중에 실패, 실패율이 50%나 됐다. 원인은 조종날개 오작동으로 전해졌다. 해군은 미 해군에 원인분석 및 후속 조치를 요청했고, 연말까지 한·미 해군 공동으로 국내에 납품된 잠대함 H/P 미사일 10여발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해군 유도탄은 사거리가 4∼150㎞의 정밀타격 무기로 해외에서 수차례 시험발사를 거쳐 100%에 가까운 명중률을 전제로 도입됐다”면서 “방사청 등에 명중 실패 책임을 묻고, 무기 성능 검증도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