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예멘 지부 ‘군대’ 창설한다… 테러 활동 자신감· 잘 훈련된 조직 확보 의도
입력 2010-10-12 18:30
갈수록 맹위를 떨치고 있는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 예멘 지부가 군대를 창설한다고 11일 밝혔다.
예멘에 있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 지도자인 카심 알 리미는 이날 웹사이트에 올린 음성메시지를 통해 “예멘 땅에서 십자군과 배신자들을 몰아내고 조국과 종교를 지키기 위해 ‘아덴 아비안’군을 창설한다고 밝혔다. 이어 “군대 창설은 아직 초기 단계”라면서 이슬람극단주의자들과 지지자들의 참여를 호소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아덴 아비안’은 예멘 남부 두 지방의 명칭 아덴과 아비안에서 땄다. 두 곳은 AQAP가 점점 기반을 넓혀가는 활동 무대다.
군대 창설은 AQAP가 테러 활동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보다 체계화한 조직을 갖추겠다는 의도를 피력한 것이다. 실제 리미는 “지난 수개월간 남동부 지역에서 저격병들과 폭발물을 동원해 예멘 군경을 공격했고, 이들 작전이 성공적으로 수행된 데 고무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 핵심 공격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고, 상황에 따라 이 카드를 활용하겠다”고 밝혀 추가 공격을 시사했다.
예멘 알카에다 소탕에 공동전선을 펴왔던 미국과 예멘 정부도 바짝 긴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예멘이 알카에다의 새로운 근거지로 부상하는 데 주목해왔다. 예멘은 9·11테러의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의 고향으로 상징성이 있을 뿐 아니라 알카에다 요원 양성 및 수출 기지가 되고 있어서다. 특히 AQAP는 이달 초 예멘 수도 사나에서 일어난 예멘 주재 영국대사관 및 오스트리아 기업을 겨냥한 연쇄 폭탄테러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한편 AQAP는 이날 발간된 온라인 영어잡지 ‘인스파이어’ 2호에서 ‘미국 공무원을 때려눕히기 위해’ 점심시간대에 워싱턴DC의 북적이는 레스토랑에서 화기를 발사하는 법 등을 소개했다고 미국의 이슬람 인터넷 모니터단체인 SITE가 밝혔다. 또 미국 태생 예멘 이슬람 성직자 안와르 알 올라키의 글도 2편 실렸다. 미 정부가 특별테러범으로 지목, 사살까지 명령한 올라키는 현재 예멘에 은신 중이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