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신상훈 전격회동 이백순 귀국… 고소 취하·빅3 동반퇴진 합의 불발

입력 2010-10-12 18:08

‘신한사태’의 핵심에 서 있는 두 사람이 만났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1일 출근 직후에 신상훈 사장과 전격 회동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해외출장 일정을 단축하고 같은 날 귀국했다.

하지만 라 회장과 이 행장이 여전히 고소를 취하할 뜻이 없는 데다 신 사장은 동반퇴진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서로 입장만 재확인한 수준이고, 서로 화해 국면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수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 회장과 신 사장은 이날 면담에서 조직안정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 사장은 라 회장과의 면담에 대해 “1주일에 한번 이뤄지는 정례 만남이고, 서로 건강을 묻는 정도”라며 과도한 의미 부여를 꺼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다 이 행장이 귀국하면서 양측 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행장은 해외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가져야 하는 라 회장을 대신해서 신한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일정을 당겨 귀국했다.

금융권은 짧은 시간 안에 양측이 손을 다시 잡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고소 취하나 동반퇴진에 합의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신 사장이 자진해서 사퇴하면 검찰 고소를 취하하고 신 사장 측 요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신 사장은 이 행장과 자신의 퇴진은 물론 ‘빅3’ 동반퇴진까지 거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 종합검사, 금융감독원의 라 회장 징계, 검찰조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서로 합의하고 내분을 수습한다고 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