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 줄기세포 이용 美 첫 임상시험

입력 2010-10-12 22:16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해 척수 손상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시험이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실시됐다.

미 CNN 방송은 캘리포니아주의 바이오테크 기업 제론사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척수 및 뇌 손상 재활 전문인 셰퍼드센터 병원에서 지난 8일 척수 환자 1명에게 배아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제론사 측은 시험 대상 환자의 구체적인 신원과 상태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시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환자의 조건은 척수마비로 인해 가슴 아래 신체를 움직일 수 없는 경우로 제한될 만큼 엄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환자는 팔을 움직일 수 있고 스스로 호흡도 하지만 다리는 움직일 수 없으며, 내장과 방광의 기능도 상실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환자는 ‘GRNOPC1’으로 불리는 배아 줄기세포 치료제를 척수 부상 후 7∼14일 새에 주입받았다고 제론사 측은 전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배아 줄기세포 주입이 인체에 안전한지를 파악해 보는 이른바 ‘1단계 시험’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2009년 1월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그러나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최종 승인은 올 7월에야 내줬다. 이번 시험은 최종 승인 후 처음 이뤄진 것이며, 추후 10여명이 같은 방식의 치료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조지 W 부시 전임 행정부와 달리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하는 등 적극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보수 진영에선 생명윤리를 거스르는 정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임상시험을 둘러싸고 윤리 논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