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연말 세대교체 예고

입력 2010-10-12 21:21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2일 “조직은 젊어져야 한다”고 말해 삼성그룹 연말 임원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멕시코 출장을 떠나기 전 김포공항에서 기자들이 연말 인사 구상에 관해 묻자 “어느 시대건 조직은 젊어져야 한다. 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안한 환율 속에 내년 경기를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걸 알면 정말 돈을 많이 벌 것”이라며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 회장은 오는 20∼24일 멕시코 아카풀코에서 열리는 세계국가올림픽총연합회(ANOC) 총회에 참석키 위해 출국했다.

이 회장의 ‘젊은 조직’ 발언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창의적인 조직문화나 젊은 사고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지만, 업계 일각에선 대대적인 인사 쇄신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올해 42세인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사장 승진 여부도 관심거리다.

경영권 편법승계 의혹과 관련된 모든 법적 걸림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 부사장이 그룹 내 2인자 위치를 확고히 하려면 직급이 더 높아야 한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 회장의 경우 이병철 선대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기 전까지 8년 동안 부회장을 지냈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기 때문에 올해 사장 승진이 너무 빠른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통상 창업주 가문 출신에겐 승진 연한이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또 이 부사장은 나이가 엇비슷한 오너 3세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나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에 비하면 승진이 더딘 편이다.

삼성 관계자는 “최근 2년 동안 비교적 큰 폭의 인사가 이뤄졌기 때문에 이 회장의 이번 발언을 대규모 물갈이 인사로 보는 것은 비약일 수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