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큰 경기는 역시 백전노장 몫이다”… 삼성 박한이 결정적인 한방

입력 2010-10-12 18:05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는 경험 많은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한 법이다. 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더욱 강한 면모를 보이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에는 날다람쥐 같은 후배들에 치어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지만 가을잔치에는 이들 노장들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다.

13일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을 앞둔 삼성과 두산이 지난 4경기를 치르는 동안 고비마다 노장들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은 11일 4차전에서 마운드에서는 배영수(29), 공격에서는 박한이(31), 수비에서는 신명철(32) 진갑용(36) 등 베테랑들의 역할이 컸다.

배영수는 믿었던 삼성의 불펜이 줄줄이 무너진 8회말 2사 3루에서 안지만에 이어 등판, 최준석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데 이어 9회말에도 3타자를 범타로 처리해 8대 7 승리를 지켜냈다. 2006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주전투수였던 배영수는 2007년 팔꿈치 수술 이후 부진을 거듭, 실추됐던 명예를 이 경기로 말끔히 씻어낼 수 있었다. 예전의 구위를 되찾아 가고 있는 배영수는 역시 수술후 구위를 되찾고 일본에서 성공신화를 써내려간 임창용(야쿠르트)의 전례를 따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차전에서 역전 3점포를 쳐냈던 박한이는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잘 때리는 삼성 타자다. 올해 수비위치도 후배에게 빼앗겨 우익수로 바뀌는 등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4차전에서 7-7로 맞선 8회초 상대 왈론드로부터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아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포수 진갑용도 이날 6회에 홈으로 파고든 김동주를 완벽하게 블로킹, 실점위기를 넘겼고 2루수 신명철도 호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정수빈(20) 김현수(22) 등 20대 초중반의 젊은 곰들이 휘젓는 두산도 김동주(34) 이종욱(30) 임재철(34) 등 노장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후배 김현수에 4번타자 자리를 내주는 등 힘든 한해를 보낸 김동주는 삼성과의 3차전에서 2타점 적시타로 승리를 견인하는 등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강한 타자로 삼성 투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부진한 고영민 대신 3번자리를 꿰찬 이종욱은 3, 4차전에서 연일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두산타선을 이끌고 있다.

임재철은 거포 이성열에 밀려 주전 우익수를 내주고 줄곧 벤치를 지켰지만 수비력을 평가받아 포스트시즌에 합류했다. 마침내 플레이오픈 3차전에서 6-8로 뒤진 연장 11회말 무사 만루에서 2타점 2루타를 쳐내며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