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무안공항 ‘KTX 직격탄’

입력 2010-10-12 18:27

고속철도(KTX) 호남선이 개통되면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이 쓸모없게 된다는 예측결과가 나왔다.

12일 민주당 박기춘(남양주 을) 의원이 공개한 한국교통연구원의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따르면 서울 용산∼광주 간 호남고속철도 1단계가 2014년 개통되면 김포∼광주공항의 여객수요가 절반 이상 감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포∼무안공항도 여객수요가 64.2%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또 김포∼여수도 승객이 47.1%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KTX가 개통되면 광주에서 서울까지는 지금보다 58분, 여수에서 서울까지는 120분이 단축돼 그동안 비행기를 타고 서울을 오갔던 이용자들이 대부분 KTX로 갈아타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KTX 개통 이후 항공사에서 운항편수를 축소할 경우 9∼18%의 추가 감소가 더해져 최고 80%이상의 승객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KTX의 항공수요 잠식과 관련, 국가연구기관이 체계적 조사를 통해 KTX 개통에 따른 항공수요 변화를 분석하고 자료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X의 경우 항공편과 운항시간이 비슷하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단번에 도심으로 승객을 이동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에 비해 항공편은 대부분 공항이 도심 외곽에 위치해 이동시간과 비용면에서 KTX보다 경쟁력에서 뒤지고 있다.

국제선 역시 2025년 인천·김포·김해공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공항 여객수요가 절반이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여객수요 감소로 인한 지방공항의 어려움은 벌써부터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 공항별 당기순이익은 김포·김해·제주공항만이 흑자를 내고 나머지 11개 지방공항은 적자를 보였다. 이중 여수공항은 72억9900만원, 무안공항은 68억1500만원, 광주공항은 14억21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박 의원은 “KTX 확대로 항공수요가 감소되는 상황에서 지방공항의 합리적 운영방안이 필요하다”며 “불합리한 공항정책은 철회하고 지방공항의 통폐합과 노선개편 등 개선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