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신평초교 홍의재 교장… “호루라기, 위기 탈출 도움됐으면…”
입력 2010-10-12 22:25
“위험한 일이 생기면 선생님이 준 호루라기를 힘껏 불어야한다.”
손수 만든 나무 호루라기를 어린 제자들에게 선물하는 선생님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강원도 원주 신평초 홍의재(59·사진) 교장. 지난달 이 학교로 부임한 홍 교장은 학생들 사이에서 교장선생님이 아닌 ‘호루라기 선생님’으로 불린다. 홍 교장은 부임과 동시에 50여명의 전교생에게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든 호루라기를 선물했다.
홍 교장이 호루라기를 제작하게 된 것은 2004년 한국스카우트연맹 교수 모임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제작 기술을 배운 것이 계기가 됐다. 평소 학생들의 안전에 관심이 많았던 홍 교장은 이때부터 호루라기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그동안 만든 호루라기만 2500여개. 나무를 손수 깎아 만들기에 짧게는 20분 길게는 1시간이 걸리는 힘든 작업이지만 아이들을 범죄로부터 지킬 수 있다는 생각에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6년째 쉼 없이 호루라기를 만들고 있다. 홍 교장이 만든 호루라기는 입소문을 타 모범운전자회, 녹색어머니회 등 아동안전 관련 단체에서도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홍 교장은 “아이들이 신기해하며 매일 목에 걸고 다니는 걸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밝게 자랄 수 있도록 더 많은 호루라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원주=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