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공사중인 볼쇼이극장은… 외형은 전통 고수… 내부·객석은 첨단 ‘변신’

입력 2010-10-12 21:37


볼쇼이극장(러시아국립아카데미대극장) 측은 지난 8일 한국 기자들에게 볼쇼이극장 본관 공사 현장을 공개했다. 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탁한 공기와 공사장 특유의 매캐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3000명의 인원이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예카트리나 대제의 명으로 1776년에 건립된 볼쇼이극장은 화재로 두 차례 소실됐다. 현재 건물은 1856년에 완성된 것이다. 보수공사를 한 번도 하지 않고 사용해 왔지만 노후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2004년 9월 대대적인 보수 공사에 들어갔다.

총 5억 유로(약 78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공사는 기존 볼쇼이 극장이 가진 역사적 가치를 그대로 승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 테두리 부분의 장식 중 일부 유실된 것은 옛날 방식 그대로 재현해냈다. 바닥재도 건축 당시와 똑같은 재질과 문양의 타일을 찾아내 깔았다. 로비 외벽의 경우 구 소련 시절 모두 하얗게 칠했는데 이번에 복구하면서 원래 색을 다시 찾아내 채색을 하고 있다. 금장 장식은 모두 진짜 금으로 도금했다.

외형은 전통을 복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극장 내부와 객석은 21세기에 걸맞은 변신을 하고 있다. 기존에 2300석이던 객석은 1850석으로 줄인다. 과거보다 관객의 체형이 커졌기 때문이다. 공연장은 최고의 소리를 내기 위해 벽과 바닥 모두 시베리아에서 나는 전나무를 덧대고 있다. 무대는 오페라용과 발레용 두 가지를 만들어 교체가 가능하도록 했다. 오페라 공연은 소리가 뻗어 나가야 하고 발레는 소리를 흡수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공사에는 300석 규모의 콘서트홀 신설도 포함된다. 콘서트홀은 볼쇼이극장 앞 분수대 지하에 들어선다. 내년 10월 공사가 끝나면 볼쇼이극장은 1850석의 본관과 850석의 신관, 그리고 300석의 콘서트홀을 갖춘 공연장이 된다. 아나톨리 익사노프 볼쇼이극장장은 “무대 세 개가 한 자리에 있는 건 큰 장점”이라며 “다양한 레퍼토리를 갖춘 극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모스크바=글·사진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