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D-29] ‘환율전쟁’ 국제동맹 규합

입력 2010-10-12 17:40


③ ‘슈퍼 파워’ 미국과 중국의 입장

미국은 서울 G20 정상회담에서 그동안 G20 정상들이 다뤄왔던 굵직한 현안들이 모두 해결되길 원하고 있다.

차기 G20 정상회담이 프랑스로 넘어간다. 유럽이 의장국이 되면 아무래도 미국의 입장 반영이 다소 어려워질 수도 있다. 미국은 특히 이번 회담에서 환율과 IMF 쿼터(지분율) 문제 해결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경제 질서를 추구하는 미국은 무역과 재정 흑자국들이 수출보다 내수에 치중해야 하며, 환율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한국이 제시한 글로벌 금융안전망에 대해서도 국가 간 모럴헤저드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만 만들어진다면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환율 문제 중시=“G20 서울 회의에서 중국 위안화 환율시스템 개혁을 위한 국제적 지지세력을 규합하겠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이달 의회 청문회에서 답변한 이 말이 현재 미국의 입장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주 폐막된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환율 갈등에 대한 해결 방안이 마련되지 않음에 따라 미국이 가장 신경 쓰는 의제가 됐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지난달 유엔총회 기간 중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위안화 문제를 특히 강조했다.

미국은 환율 문제를 자신들이 G20 정상회의에서 가장 강조하는 글로벌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 지난 10∼15년간 불균형이 심화됐으며, 주요 원인으로 중국 위안화 환율 문제를 꼽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중국에 대한 환율 공세가 정치적 제스처라는 시각도 있다. 11월 2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경기 침체의 원인을 중국 탓으로 돌리려는 정치적 카드라는 것이다.

◇IMF 개혁=지배구조 개혁, 즉 쿼터 재조정이 핵심이다. 지분율 ‘절대 1위국’ 미국(17.071%)이 신경 쓰는 의제 중 하나이다. 이미 G20 정상들이 선진국 쿼터 중 5% 이상을 신흥 개발도상국들에 넘겨주기로 합의한 상태다.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가 시작된 이래 지분율이 거의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누가 얼마만큼 지분을 내놓고, 이 지분을 누가 갖느냐이다. 각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대목이다. 아무래도 경제력에 비해 지분율이 적은 중국(3.718%)이 가장 많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미국이 각국의 이견 조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에선 미국이 중국 위안화 절상 문제와 중국이 가져갈 IMF 지분율을 놓고 물밑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 문제는 완전히 이견 해소가 되지 않은 상태로 G20 정상회의 테이블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