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D-29] 국제금융 개혁 ‘드라이브’

입력 2010-10-12 17:39


③ ‘슈퍼 파워’ 미국과 중국의 입장

중국은 선진국이 아닌 한국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것을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 개발도상국을 대변하고 있는 중국은 그동안 G20 정상회의의 서울 개최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왔다. 중국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환율문제 등에 대한 공세를 어떻게 대처할지 고심하고 있다.

◇G20을 새 국제경제협력 체제로=중국은 아시아 국가 처음으로 개최되는 서울 정상회의를 ‘G20의 제도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부부장을 G20 셰르파로,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을 G20 재무장관회의 대표로 임명했다. 이들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이번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의제 개발과 토론, 회의진행 전반에 걸쳐 우리 정부 관계자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중국은 개도국 대표주자로서 G20 체제가 향후 국제협력의 주요 무대로 발전하고 그 역할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중국은 서울 정상회의를 계기로 G20 정상회의가 명실공히 세계경제 문제의 해결 및 이 분야 협력을 위한 제도적 틀로 자리잡을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G20이 국제경제협력의 주 논의의 장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서울 정상회의에서 처음 포함된 개발 이슈와 같은 의제 논의를 통해 선진국과 개도국 간 윈윈할 수 있는 결과가 도출되길 바라고 있다.

중국은 서울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브릭스(BRICs) 국가들과 함께 미국을 비롯한 서방 중심의 현 국제금융질서의 개혁을 요구할 방침이다. 구체적 의제로 개발도상국 지원,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국제금융기구 개혁 등 개도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부분에서 성과가 도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환율전쟁터 되는 건 “노 생큐”=중국은 그러나 서울 정상회의가 특정국가 간 환율전쟁터로 변질되는 데 대해선 우려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 국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위안화 절상 문제를 쟁점화할 태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며 환율 ‘논쟁(dispute)’은 서울 정상회의로 넘어가게 됐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6월 열린 토론토 G20 정상회의에서도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중국은 위안화 절상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되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 논의될 경우 기존 입장을 다시 밝히며 적극 방어할 태세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