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김정은 힘 싣기 나선 듯…‘3대 세습’ 공인 수순

입력 2010-10-12 02:42

중국이 북한의 권력승계에 실천적 지지 의사까지 밝히면서 광폭 지원에 나섰다. 특히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사실상 김정은 방중 초청은 북한 권력승계를 공식 인정하는 최고 수준의 조치이자 이를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 마침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초청은 권력승계에 대한 실천적 지지=후 주석이 11일 저우융캉(周永康)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통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북한의 새 지도부가 편리한 시간에 중국을 방문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건 특별한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최근 조선 노동당 당대표자회에서 사실상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은을 초청한 것으로 그동안 구두로 밝힌 북한 새 지도부와의 관계개선 약속에 이어 실천적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북한의 새 지도부가 탄생한 직후부터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혀 후계구도에 힘을 실어줬다.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은 지난 8일 베이징의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노동당 창당 65주년 경축연회 연설에서 북한 새 지도부와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시 부주석은 “북한 노동당의 새 지도체제와 함께 전통을 잇고, 미래로 향하고, 선린우호하고 협력의 정신을 강화해 중국과 북한의 우호 협력관계를 진일보 발전시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부주석의 발언은 향후 김정은 체제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후 주석도 지난 9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에서 “중·조(북·중) 우의가 대대로 전해져 내려가야 한다”면서 다시 한 번 김정은 후계 체제를 인정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후 주석이 김정은을 사실상 초청한 건 파격적으로 평가된다. 노인정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치적 경륜과 연장자에 대해 우대하는 중국이 20대인 김정은을 북한의 새 지도자로 초청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의 권력승계를 실천적으로 인정, 국제사회에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한편 북·중 관계를 더 공고히 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방중은 곧 차기 지도자로서 국제무대 첫선=중국 당국이 김정은 후계 체제를 서둘러 인정하는 건 권력승계에 따른 북한의 체제 불안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많다.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계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 위원장의 유고 사태가 발생할 경우 실질적인 세대교체가 급작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김정은을 포함한 새 지도부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권력승계에 따른 북한의 체제 불안을 해소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차기 지도자로서 김정은의 방중이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김정은이 차기 지도자로서 제 위치를 찾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데다 김 위원장이 올 들어 지난 5월과 8월 중국을 방문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김정은의 방중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이는 사실상 북한의 차기 지도자로서 중국을 통해 국제무대에 첫선을 보이는 게 된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