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부 사립초교들 ‘불공정 입학’… 전입·교직원 자녀 ‘특혜 모집’ 공공연
입력 2010-10-11 21:55
서울 일부 사립초등학교들이 2010학년도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학칙이 정한 정원보다 적게 공개 모집한 뒤 전입생을 추가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직원 자녀를 정원 외로 입학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공개 모집은 추첨 방식이지만 전입생 등은 학교가 임의로 정한 기준에 따라 선발하기 때문에 편법을 통한 불공정 입학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 전문가들은 불분명한 전입 관행이 사립초교의 입학 장사를 부추기는 통로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본보가 11일 서울 40개 사립초교의 2010년 신입생 모집 정원과 현재 정원을 비교한 결과 서울 경기초, 리라초, 숭의초 등 3개 사립초교에서 공개 모집 외에 별도 방법으로 학생 정원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초는 2010학년도 신입생 120명을 모집했으나 현 인원은 126명으로 집계됐다. 이 학교 교직원 자녀 또는 재학생 형제 등 6명이 추첨을 거치지 않고 정원 외 입학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 학칙은 등록 결원이 생길 때 설립자의 직계자녀 등을 우선 보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2010학년도는 등록 결원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학교 관계자 자녀 등 6명을 사실상 특별 입학시킨 것이다. 경기초 관계자는 “전체 정원의 10% 내외에서 교직원 자녀를 선발했는데 이것이 규정을 어긴 것인 줄 몰랐다”며 “교육청 감사에서도 지적을 받았다”고 말했다.
리라초도 2010학년도 신입생을 학칙 정원(140명)보다 적은 112명을 공개 모집했다. 그러나 현재 정원은 이보다 16명이 늘어난 128명으로 집계됐다. 리라초는 모집 정원보다 현재 인원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숭의초는 2010학년도 신입생 선발 당시 ‘소수정예’를 이유로 학칙이 정한 정원(최대 120명 이하)보다 30명이나 적은 90명을 공개 모집했다. 그러나 이 학교는 4월까지 전입생 18명을 받아 현재 1학년 정원은 108명으로 늘었다.
이와 관련, 전직 사립초교 교사 김모씨는 “사립학교들이 전입 희망자 중 학부모의 재력을 보고 학생을 선발한다”며 “결국 학교발전기금을 걷기 좋은 학생을 뽑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직원 자녀를 별도로 선발한 것은 문제”라며 “감사가 끝나는 대로 처리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