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조기 자진사퇴’ 일축… 진 금융위장 “책임 물을것”
입력 2010-10-11 21:55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조기에 자진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다음 달 있을 금융감독원의 신한금융 종합검사 이후 라 회장 책임론을 거론하겠다고 못박았다.
라 회장은 11일 출근길에 서울 태평로2가 신한은행 본점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라 회장은 “조직의 안정과 발전을 생각하면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나름대로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회장 자리를 유지하느냐는 질문에는 “가능한 한 공백 없이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대답했다.
소위 ‘빅3’(라 회장,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동반퇴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혼란기에 세 사람이 동반 퇴진하면 조직이 어떻게 될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군가는 수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차명계좌 개설은 사실상 시인했지만 실명제법 위반은 부인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라 회장의 차명계좌가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신건 의원은 연계된 가·차명계좌가 무려 1000개가 넘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진 금융위원장은 “금감원 현장검사를 통해 라 회장의 차명계좌를 확인했느냐”는 민주당 박병석 의원 질문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다음 달 신한금융 종합검사에서 관련 사항을 들여다 본 이후에 적절하게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 회장은 이날 오후 8시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당초 예정했던 해외 기업설명회(IR)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라 회장은 뉴욕 보스턴 런던 파리 싱가포르 등을 거쳐 27일 귀국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최근 상황과 관련해 주요 해외투자자 문의가 쇄도해 IR을 할 수밖에 없다. 1대 주주인 프랑스 BNP파리바 그룹의 미셸 페베로 회장이 면담을 강력히 요청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주 안에 소환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은 당사자 간 주장이 확연히 다른 데다 불구속 수사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해 필요할 때 여러 차례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