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중재자 넘어 주체 역할해야”… 李대통령, 준비위 회의서 강조

입력 2010-10-11 21:47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관련 일정에 주력했다. 점심에는 외신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오후에는 G20 준비위원회의 종합보고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세계경제 주체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별관에서 열린 제7차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한국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조정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겠다. 잘못하면 거간꾼같이 될 수 있는데 그런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생각 없이 남의 생각을 조정만 하는 게 아니라 세계경제 주체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국 사정과 여러 가지 이해관계 때문에 합의가 만만치 않다”고 전제한 뒤 “걱정은 많지만 오히려 이런 때 성공을 거두면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기여가 많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 G20 정상회의가 단순한 논의에 그치지 않고, 합의와 행동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지난해 미국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가 참석국의 이견으로 구체적인 해법 도출에 실패했던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서울 G20 정상회의에 대한 평가는 올림픽이나 축구와는 달리 회의 결과를 놓고 이뤄지게 된다”며 “논의하고 합의하고 행동에 옮기는 절차가 이뤄져야 세계 모든 나라가 ‘성공했다’고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대한민국은 살기 위해 뛰었는데, (서울 G20 정상회의를 통해) 단군 이래 처음으로 세계가 잘되는 데 기여하게 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외신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도 합의와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주도로 이번 회의 의제로 포함된 ‘개발’과 관련, “아프리카나 여러 지역 개발도상국의 얘기를 듣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회의에서는 개도국이 자립하고,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LA타임스 기자는 이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개인적인 친분에 대해 질문하면서 “태권도 대련 시 이길 자신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오바마 대통령과 친하다고 생각하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태권도는 원래 목적이 공격하는 데 있지 않고, 방어하는 데 있다”며 “그러니 둘이 싸울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