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매몰 광부 구조 D-1… “나보다 네가 먼저 나가라” 진한 동료애
입력 2010-10-11 21:32
“내가 마지막으로 나가겠다.”
지난 8월 5일 붕괴 사고 이후 두 달 넘게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 매몰돼 있는 33명 광부들이 구조를 앞두고 벌이고 있는 훈훈한 동료애 경쟁(?)이다.
하이메 마냘리치 칠레 보건장관은 10일 산호세 광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날 구조순서를 상의하기 위해 광부들과 통화했는데 여러 광부들이 구조작업 최후까지 남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말했다고 LA타임스가 보도했다. 또 마냘리치 장관은 “33명 광부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강한 연대의식과 동료애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구조되는 광부는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어두운 대피소에 혼자 남아 있어야 해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구조순서는 광부들의 의지보다는 건강과 심리 상태 등을 종합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3일부터 시작될 구조작업의 경우 구조용 캡슐이 오르내리는 데만 광부 1인당 15∼20분에서 최대 1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는 48시간 동안 중단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구조순서가 정해지면 각자 지상에 올라올 시간대에 맞춰 구조 6시간 이내에는 액체만을 섭취하는 등 특별 식이요법이 실시된다. 구조용 캡슐이 지상에 이르기까지 10∼12회 회전하기 때문에 구토 등을 막기 위한 조치다.
광부들의 구조가 가까워지면서 이들의 사투를 소재로 한 책과 TV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줄줄이 선보일 예정이라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보도했다.
세계적 대형 출판사 랜덤하우스는 이들의 생존 스토리를 책으로 출간할 계획이며, 스페인 TV채널 ‘안테나3’ 등 세계 주요 TV 방송사들은 다큐멘터리 영상물을 제작할 예정이다. 칠레 영화감독 로드리고 오르투사르는 33명 광부들이 쪽지에 붉은 글씨로 “33명 모두 살아 있다”고 적어 생존 사실을 알린 것에 착안해 ‘33인(The 33)’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