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힘 세진다

입력 2010-10-11 18:24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빅 파워(big power)’ 국가들이 몰려들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이 큰 나라들이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고 있어 현안에 대한 논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상임이사국 확대 문제도 전면 부각될 수 있다.

12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192개 회원국 투표를 통해 새롭게 선출될 비상임이사국은 모두 5개국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상임이사국 5개국을 뺀 10개국이며 임기 2년이다. 매년 5개국씩 교체된다.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 5개국은 일본, 우간다, 멕시코, 오스트리아, 터키다. 이들 교체 대상 5개국을 대신해 지역 안배 원칙에 따라 아시아 지역과 아프리카 지역에선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사실상 확정됐다. 또 남미 지역을 대표해 콜롬비아가 이미 회원국들의 지지를 확보한 상태다.

남은 두 자리를 놓고 유럽 지역 대표인 독일과 포르투갈, 북미 지역 대표인 캐나다가 접전 중이다. 현재로선 독일과 포르투갈이 앞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선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될 안보리엔 신흥 경제국을 의미하는 브릭스(BRICs) 국가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이 이사국으로 모두 참여하게 된다. 또 주요 20개국(G20) 중 최대 절반 정도가 안보리 이사국이 됨으로써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국가들로 구성된 안보리가 탄생하게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특히 독일이 비상임이사국 진출에 성공할 경우 브라질 인도와 함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를 주창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일본도 후방 지원에 나설 태세다. FT는 최근 이란 제재 결의에 대해 브라질과 터키가 강력히 반대한 데서 알 수 있듯이 5대 상임이사국과 신흥 경제국 간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외교관 출신인 칸 로스는 “상임이사국 자리를 노리는 국가들이 한꺼번에 이번처럼 많이 안보리에 진출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이들 국가가 상임이사국에 맞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상임이사국의 한 외교관도 “발언권이 센 국가들이 많이 참여하게 돼 매우 까다로운 안보리가 될 것”이라며 “과거보다는 힘든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힘 있는 국가들이 비상임이사국으로 대거 진출한다고 해도 5개 상임이사국이 갖고 있는 거부권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제사회에서 안보리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