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비대칭 전력 대책 마련 시급하다

입력 2010-10-11 17:40

북한군의 비대칭 전력이 우리 안보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대량살상과 기습공격, 게릴라전이 가능한 무기를 지칭하는 비대칭 전력에는 핵, 특수전부대, 미사일, 잠수함, 사이버전 같은 것이 포함된다. 재래식 무기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비대칭 전력으로 특수전부대 20만여명, 잠수함 70여척, 탄도미사일 1000여발, 장사정포 700여문, 화학무기 2500∼5000t, 전문 해커 600∼700명 등을 확보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중요성이 새삼 확인된 비대칭 전력의 규모는 북한군이 국군을 압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재래식 전력에선 더 이상 우리 군에 맞설 수 없다고 판단, 비대칭 전력 강화에 주력해 왔다. 전면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국지전에 대비하자는 전략이다. 천안함 사건 이후 우리 군이 비대칭 전력 강화에 나섰지만 단기간에 북한군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 특수전부대 규모는 2006년 12만명 정도로 평가됐으나 수년 사이에 20만명을 넘어섰다. 국군의 특수전 병력은 북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에 의한 후방 기습공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잠수함의 경우 북한이 70여척인데 비해 우리 군은 10여척에 불과하다. 게릴라식 수중전에서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지는 천안함 사건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탄도미사일과 장사정포는 전체 인구의 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북한은 3대 세습 구축 과정에서 선군정치(先軍政治)의 위력을 과시하기 위해 서해 등지에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우리 군은 중장기적으로 재래식 무기 대신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는 한편, 북한군의 비대칭 전력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대비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한다. 2011년 국방 예산안에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기 위한 예산을 발 빠르게 반영한 것은 잘한 일이다. 국회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기적으로는 대잠훈련 등 미군과의 연합작전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북이 비정규전 도발에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