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피란민이 세운 부산 남성교회 창립 60년

입력 2010-10-11 17:32


부산의 대표적인 ‘피란민교회’인 남성교회(이선유 목사)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 부흥과 세계선교에 본격 나섰다.

교회는 먼저 영도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기념음악회를 16일 오후 7시 영도문화예술회관에서 연다. 지난 10일 주일예배 때는 일본 후쿠오카시 우스키교회와 자매결연식을 가졌다. 우스키교회는 지난해 지명근 집사 부부를 평신도 선교사로 파견한 곳이다.

교회는 또 올해 장학회를 구성, 1억여원의 기금을 마련 중이다. 지역 내 중·고교생과 대학생 등 인재를 돕기 위한 것이다. 최근엔 캄보디아 캄풍통시에 청소년선교센터를 건립, 김동구 선교사를 파견했다. 국내에는 부산 다대포에 다대샘물교회(김준홍 목사)를 개척했다.

특히 오는 28∼29일 열리는 ‘러브 영도’ 바자에는 전 교인이 동참, 1억여원의 이웃돕기 성금품을 마련할 계획이다. 러브 영도는 영도구기독교연합회가 2008년 출범시킨 섬김 운동의 연합체다.

교회는 이 같은 섬김과 선교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지난해 지리산에서 3박4일간 전교인 수련회를 가진 데 이어 13일 안수집사 7명, 권사 11명을 대상으로 한 임직식을 갖는다.

남성교회는 전형적인 피란민교회로 알려져 있다.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낙동강과 영도다리를 건너 삶의 터전을 마련하자 1951년 10월 14일 10여명이 판잣집에서 감사예배를 드리며 교회 문을 열었다.

현재 이 교회 교인들의 절반이 피란민 1∼3세대다. 실향과 이산가족의 아픔을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이웃과 함께 나누는 독특한 신앙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초기 교인 상당수가 세상을 떠나고 신남연(96·여) 권사 등 남은 1세대는 똘똘 뭉쳐 마지막 헌신과 봉사를 다짐하고 있다. 조귀림(75·여) 권사는 “자식들에게 신앙을 유산으로 물려줘 감사하고 뿌듯하다”며 세 번이나 버스를 갈아타는 불편함 속에서도 이 교회를 찾는다.

남성교회에는 특이하게 ‘정착부’가 있다. 다른 교회와 달리 대학·청년부원들이 늘어나는 등 기존 성도들이 새신자를 정착시키는 데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다. 인근 소규모 조선사업의 불황 등으로 20만명이던 주민이 14만명 선으로 줄었으나 이 교회는 불황을 모른다. 30여년간 교회를 섬기고 있는 신광진 집사는 “모든 교인이 어려웠던 과거를 기억하며 전도에 더욱 전념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선유 목사는 “모든 교인이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다”며 “이웃에 감사의 마음을 돌려주기 위해 국내외 선교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