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교회는 무엇인가

입력 2010-10-11 17:48


(14) 교회의 3그룹

우리 기독교회는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희랍정교회, 로마 가톨릭교회 그리고 프로테스탄트교회이다. 이들은 어떤 배경에서 이렇게 나누어진 것일까.

처음 교회는 우선 희랍세계로 진입하였다. 그 문명권 안에서 기독교의 진리를 체계화하면서 한 500년을 지낸다. 대개의 교회 정통신학이 그때 수립된다.

그런데 콘스탄틴 대제가 기독교를 공인하고 난 다음에 제국의 수도인 로마가 너무 서쪽에 치우치고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제국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 옮길 생각을 한다. 그것이 지금의 터키 이스탄불인 콘스탄티노폴리스이다. 그것은 희랍문명권 안에 있었다.

이렇게 되면 로마제국과 그 문명의 오랜 전통을 지닌 로마시에는 주권자가 없는 셈이 된다. 황제나 원로원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였다고 해서 그 유구한 전통의 로마가 하루아침에 그 영광을 상실할 리가 없었다. 그런데 그곳에는 공인된 기독교회의 막강한 힘을 가진 로마주교가 자리 잡고 있었다. 예수님이 교회를 그 위에 세우시겠다고 하신 베드로가 그 첫 주교라고 하는 전통이 살아 있는 곳이다.

그 로마의 주교가 교황이라 칭하면서 이제 로마제국의 영광과 그 권위의 실질적인 구심점이 되어갔다. 마찬가지로 콘스탄티노폴리스의 주교는 제국 수도의 주교인지라 교회 권위의 최고 권위자라고 자처하였다.

이러는 과정에서 로마교회는 로마인의 입법정신과 그 조직의 문명을 따라서 교회를 전국에 걸쳐 잘 조직하여 나가면서 오늘의 로마 가톨릭교회의 터전을 가꾼다.

반대로 희랍의 교회들은 희랍문명의 유산을 따라서 철학적이고 사색적인 기독교, 명상과 신비주의적 경건의 기독교회를 형성하여 나간다.

이렇게 해서 정치적 동기로 거리가 생긴 두 지역교회는 이제 그 배경의 문명과 정서에 따라서 그 특색이 표면화되면서 거리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특색들은 기독론이나 성령론 그리고 칼케돈신조나 부활절의 날짜 같은 것, 그리고 십자군 전쟁과 같은 것 때문에 결국 골이 깊어지다가 1054년 결정적으로 분리되고 말았다.

중세가 지나 문예부흥 시대 1517년에 독일의 수도사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킨다. 그는 로마 가톨릭교회가 부패하였고 기독교의 진수를 흐린다고 보았다. 주교나 교권이 성서의 권위보다 높게 세워져 있으며, 인간의 공적이 하나님의 은총보다 더 강조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그래서 ‘성서만이’ ‘신앙만이’ 그리고 ‘하나님의 은총만이’라고 하는 구호를 외치며 교회의 개혁을 주장하였다. 로마 가톨릭교회는 마침내 루터와 그를 따르는 종교개혁자들을 파문하였고, 그래서 결국 프로테스탄트교회가 나타나게 된다. 오늘날 기독교회는 이 3대 그룹으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그 분립은 그 교회가 성장하고 틀을 갖춘 지역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민경배<백석대학교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