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쇼이극장 익사노프 극장장 “한국 발레 급속히 성장 중 볼쇼이극장 순회공연 무대 제공 검토”

입력 2010-10-10 19:14


“앞으로 한국과 교류를 더욱 확대할 계획입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오페라와 발레 상설극장인 볼쇼이극장의 익사노프(58·사진) 극장장은 지난 8일 볼쇼이극장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전날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이 주역으로 나선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을 관람한 소감을 묻자 “볼쇼이발레단이 한 것과 같은 공연이었다”고 평가하며 “그 정도 수준으로 하려면 상당한 훈련을 해야 하는데 한국 무용수들이 아주 훈련이 잘돼 있었다. 공연을 아주 즐겁게 감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발레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여러 콩쿠르에서 한국 무용수들이 수상하는 것이 그 증거”라며 “한국 발레가 세계무대에서 정착하는 데 볼쇼이가 기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익사노프 극장장은 “지금은 한국과의 교류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안무가의 작품에만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 양국의 교환을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현재 공사 중인 볼쇼이극장 본관 공사가 끝나면 국립발레단에도 무대를 제공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익사노프 극장장은 “내년에 본관을 재개관하면 라스칼라발레단, 파리오페라발레단 등 우수한 외국 단체들의 공연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볼쇼이극장은 친구에게 문이 열려 있다. 국립발레단의 볼쇼이극장 순회공연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쇼이극장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익사노프 극장장은 “21세기는 대중문화가 득세하는 시대”라고 정의했다. 볼쇼이극장은 이런 시대에서 볼쇼이의 위상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일요일 공연은 미국, 호주, 유럽 등에 생중계한다. 이번 시즌은 6가지 공연을 이런 방식으로 중계할 계획이다.

익사노프 극장장은 “개관 행사는 인터넷으로 생중계할 계획”이라며 “극장 공사 과정을 영화로 만들어 소개하고, 볼쇼이극장 전체 역사를 5권짜리 백과사전으로 만드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 사업은 수익이 나오긴 하지만 돈이 최우선 목적은 아니다”라며 “더 중요한 것은 볼쇼이극장을 세계 각국에 알리고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처럼 가깝게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볼쇼이극장은 옛날부터 사랑받아 온 특별한 음악과 공연의 중심지로서 러시아의 역사적 전통에 대한 존경심을 지키는 극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스크바=글·사진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