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사망] “그깟 놈 알아서 뭐 하겠나 천안함 北 소행 왜 못믿나”
입력 2010-10-10 21:20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최근까지도 강연과 기고 등을 통해 북한의 실태를 고발하고 문제점을 비판하는 데 앞장서 왔다.
황 전 비서는 특히 김정일 독재와 김정은 3대 세습에 대해 매섭게 질타했다. 황 전 비서는 지난 5일 자유북한방송과 북한민주화위원회 소식지인 ‘진리와 우정’ 10월호를 통해 “김정일은 수백만 북한 주민을 굶겨 죽이고 온 나라를 감옥으로 만들었으며, 인민을 노예로 만들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김정은 3대 세습에 대해서도 “지금 그는 도적의 지위를 3대째 물려주기 위해 철부지에게 대장 감투를 씌워놓고 만세를 부르라고 인민을 우롱하며 민족을 망신시키며 세계 인민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지난 4월 일본 방문 중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김정일 체제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부친인 김일성 주석 시대보다 독재의 정도가 10배는 더 강하다”고 했다. 또 지난 3월 말 미국을 비밀리에 방문했을 당시 미국 전략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에서 김정일의 후계자인 김정은을 ‘놈’이라고 부르며 “그깟 놈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고 평가절하 했다.
황 전 비서는 또 지난달 30일 자유북한방송의 ‘황장엽의 민주주의 강좌’에서 ‘개인은 죽어도 집단은 영생합니다’라는 제목의 마지막 육성 녹음을 남겼다. 그는 여기에서 “개인에 없는 생명 재생산 능력을 집단은 갖는다”며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이점을 결합시키는 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민주주의 발전의 원칙”이라고 역설했다.
이외에도 황 전 비서는 남한 내 친북 세력이나 북한에 우호적인 의견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비판했다. 먼저 천안함 침몰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를 두고 남한 내 의견이 분분하자, 황 전 비서는 “난 조사하지 않아도 누워서도 김정일이 한 짓이라는 것을 아는데 남한에는 참 한심한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김정일의 포악성과 비열함에 대해 남한 사람들이 너무 모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달 한국 진보연대 상임고문인 한상렬 목사의 무단 방북에 대해 “한상렬 목사라는 사람은 민족적, 기독교적 망신”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 전 비서는 “북한의 독재 통치체제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제원조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2008년 12월 자유북한방송 송년모임에서 “김정일과 당당히 맞서 싸워 이겨야 한다”고 독려하기도 했다.
노용택 유성열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