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없고 ‘정책통’만 눈에 띄네… 중반으로 접어드는 국정감사 특징

입력 2010-10-10 21:23


“집권 3년차 국감인데 결정적인 한 방도, 국감 스타도 없다.”

10일 중반으로 접어든 국정감사에 대한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미 집권 반환점을 돈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감이지만 정국을 뒤흔들 만한 이슈가 없다는 것이다.

야당은 전 상임위에서 예산 낭비, 관련 부처들의 편법 사례, 환경 파괴와 문화재 훼손 사례 등을 폭로하며 ‘4대강 때리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일 전당대회에 이어 지난 7일 김성환 외교부 장관 청문회 등을 치르면서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민주당이 바라는 것은 4대강 사업의 핵심인 보와 준설 규모를 줄여서 관련 예산을 서민 예산으로 돌리자는 것이기 때문에 진짜 전투는 예산심사 과정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여당은 다른 이유로 국감 열기가 시들하다. 한 영남권 의원은 “여당 의원으로서는 국감에서 한 방 날리기보다는 지역구 예산을 잘 따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들이 민감한 자료를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여당 의원들이 나서서 행정부와 각을 세워봤자 좋을 게 없다는 인식이다. 18대 국회에선 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가 유난하다는 평가가 많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묵묵히 정책 질의를 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꼼꼼한 ‘정책통’ 의원들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기획재정위의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재정위험관리 및 세출구조개선을 위한 정책과제’ 등 500쪽이 넘는 정책보고서를 내놓았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자료”라고 극찬했다. 같은 당 정태근 의원은 대기업의 연구개발(R&D) 지원 자금 독식,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폐단 등 10권의 자료집을 내놓고 중소기업 살리기를 위한 정책 제언을 쏟아냈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국세청장 출신의 전문성과 경륜을 앞세워 맹활약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국감에서는 거물급 의원들의 성실한 활동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다. 기재위로 처음 옮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정책 질의와 함께 꼬박꼬박 대안을 제시해 피감기관을 긴장시킨다는 후문이다. 또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이 참여해 소신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도 탈북자 관련 실태조사 자료집을 내는 등 열심이다. 민주당에서는 정책위의장 출신의 김효석 의원이 처음 옮긴 농림수산식품위에서 농협의 총체적 부실을 지적하는 등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