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당 창건 65주년] “취재진 위해 인터넷 회선 깔아 軍자극 우려 정은 군복 안입어”
입력 2010-10-10 18:42
‘북한, 권력승계를 매력적으로 캠페인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 일요판 옵서버가 10일자에 실은 북한 노동당 창건 65주년 관련 평양발 기사 제목이다. 옵서버는 북한이 노동당 창건 기념행사의 하나로 이날 열리는 군 열병식 취재 협조를 위해 외신기자 80여명을 대거 초청한 사실을 평가했다. 옵서버는 “이 같은 조치는 은자의 나라 북한에선 파격적”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심지어 외국 취재진을 위해 현장에 인터넷 회선이 깔린 프레스센터까지 마련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BBC방송 역시 ‘(후계자) 김정은을 위한 힘의 과시’라는 평양발 기사를 내보내며 “김정은을 외국 기자들에게 노출시키는 건 차기 지도자를 세계에 각인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군 열병식 때 아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에도 관심을 보였다. 연단으로 걸어갈 때 약간 절기는 했으나 열병식 때 1시간 이상 서 있을 정도로 건강이 양호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CNN 등 미국 언론도 초청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과 북한이 수교가 이뤄지지 않았고 통상 미국 언론은 취재 허가를 받을 때 어려움을 겪었던 전례에 미뤄 이례적이다. CNN은 김정은이 인민복을 입고 열병식에 나타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가 지난달 말 노동당대표자회에서 인민군 대장에 임명됐음에도 불구하고 군복을 입지 않은 건 군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평양 현지 르포를 전하며 CNN의 알리나 조 기자는 “지난주 급하게 초청 받아왔다”며 “뭔가 큰 건이 있을 것 같은데, 뭔지는 모르겠다”고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현지 취재 활동은 철저한 통제 하에 이뤄졌으며 기자에게 배속된 북한 경호원도 몸수색을 할 정도라고 CNN은 보도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