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D-31] KDI·삼성경제硏 등 전문가 30여명 ‘민간자문위원회’ 가동
입력 2010-10-10 17:33
주요 20개국(G20) 서울회의는 각국이 글로벌 이슈에 대한 해법을 놓고 정책대결을 벌이는 ‘소프트웨어’ 경연장이다. 정상 간 만남에 앞서 의제를 기획하고 조율하는 셰르파(Sherpa·실무협상단) 회의에서 장관급 회의까지는 국가 간 힘의 우열에 관계없는 브레인 각축전이 펼쳐진다. 각국이 제시한 의제에 자국 이익을 반영하고, 국제논의 방향을 예측해 접근방향을 잡는 브레인에는 정부 관료 외에 국책연구기관과 민간연구소도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도 이를 감안해 지난해 9월 G20 정상회의 개최가 확정된 이후 한국개발연구원(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국책연구기관은 물론 삼성경제연구소 등 국내 내로라하는 전문가 30여명으로 구성된 ‘민간자문위원회’를 가동해 왔다.
G20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10일 “준비위 조직 내에 전담 전문가 그룹 5명으로 구성된 연구자문실을 두고, 외부 자문위원회와 이슈별로 공조하는 ‘투트랙(Two Track)’으로 운영해 왔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시스템, 국제기구개혁, 경제개발, 금융규제 개혁 등 4개 분과별로 6∼7명씩 선정된 외부 자문위원회는 국제통화기금(IMF) 지배구조 개혁, 은행세 도입 등 핵심 의제와 관련 국내 파급효과를 따지고, 접근법을 결정하는 회의를 거듭했다.
자문 역할을 맡았던 한 전문가는 “이미 IMF 쿼터를 충족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선 경제력에 따라 지배구조를 개혁하는 게 손해지만 개혁 방향으로 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낫다는 결론도 나왔다”며 “매주 화, 목요일은 사공일 위원장과의 미팅, 금요일은 이창용 기획조정단장과의 미팅 등 회의를 반복해 왔다”고 전했다.
의장국으로서 해외 기관과의 공조도 활발해 IMF 등 국제기구는 물론 미국의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와 브루킹스연구소 등과도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G20 준비위 측은 “13일 유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의 개발 콘퍼런스에 이어 28∼29일 PIIE와의 콘퍼런스가 예정돼 있다”며 “유럽연합(EU)의 브뤼겔연구소와 캐나다의 뭉크국제연구센터 등 보이지 않는 조력자 간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