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권혁-두산 김현수 “내가 살아나야 팀이 산다”
입력 2010-10-10 18:42
플레이오프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권혁과 김현수가 각각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은 최근 1·2차전에서 ‘필승 계투진’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불펜이 난타당하며 경기를 어렵게 가져갔다. 삼성은 올 시즌 5회 리드 이후 58승2패를 기록했을 정도로 막강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오히려 두산보다 더 약한 모습이었다. 그 중심에 권혁이 있다.
권혁은 올 시즌 7승1패4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09를 거두며 정현욱, 안지만과 함께 삼성의 필승 계투진을 이끌었지만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2차전 방어율은 무려 13.50이다. 실제 권혁은 1차전에서 6-5로 앞선 9회 구원등판했으나 볼넷과 내야안타를 잇따라 내준 뒤 마운드에서 공을 떨어뜨리는 보크까지 범하며 1사 2, 3루의 위기를 만들어 패전 직전까지 몰렸다. 2차전에서도 명예 회복을 노렸지만 0-1로 뒤진 6회 무사 1, 2루 위기에서 선발 배영수에 이어 구원 등판했으나 첫 타자 이종욱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김동주와의 대결에서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는 ‘불쇼’를 선보이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키는 야구’의 대명사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가기 위해선 권혁의 활약이 필수다. 삼성 선동열 감독도 “권혁이 투수들 가운데 키 플레이어”라고 공언했다. 이에 권혁도 “더 떨어질 곳도 없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두산은 김현수가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해 김경문 감독의 속을 썩게 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김현수의 올해 포스트시즌 성적은 7경기 20타수 2안타로 1할에 불과하다. 승부처마다 범타로 물러났다. 이에 김현수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아예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다. 2차전에서 명예회복을 위해 5번 타자 3루수로 나왔지만 2타수 무안타에 병살타로 물러났다.
잠실에서 열린 3차전에서는 타순이 1계단 더 내려앉아 6번 타자로 나왔지만 팀이 0-3으로 뒤진 1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또다시 범타로 물러나 아쉬움을 더했다.
불펜의 피로누적으로 방망이로 승부해야 하는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던 김동주와 최준석 등 중심타선이 살아나며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두목곰 ’ 김동주는 1차전 4회말 투런 홈런을 날리는 등 서서히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다. 최준석의 플레이오프 시즌 타율은 5할이다. 두산으로선 클린업트리오 중 ‘타격기계’ 김현수의 부활이 절실한 이유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