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지지율, 민주당보다 높은 이유는?… 정치광고에 돈 쏟아부었다
입력 2010-10-10 18:50
지금 워싱턴의 관심은 11월 2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민주당을 얼마만큼 이기느냐이다. 승리는 기정사실이고, 상원과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할 것인지, 단순히 의석수만 늘릴 것인지만 갈리고 있다.
많은 선거 전문가들은 공화당이 민주당 지지율을 압도하고 있는 배경 중 하나로 정치광고를 꼽고 있다. 물론 더딘 경기회복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공화당 지지단체나 조직의 막강한 선거 자금이 TV나 인쇄물 홍보 등 물량 공세로 이어지면서, 유권자의 머리 속으로 스며드는 효과가 막대하다는 것이다.
정치광고를 분석하는 기관들에 따르면, 지난 8월 1일부터 9월 8일까지 상원 선거운동에서 공화당 성향 이해단체들은 모두 1090만 달러를 광고비용으로 썼다. 민주당(130만 달러)의 8배가 넘는다. 하원 선거운동에서는 공화당 지지단체들이 310만 달러, 민주당이 150만 달러를 지출했다. 이 역시 2배가 넘는다. 앞으로 선거 때까지 주요 TV 광고를 공화당 측 단체들이 거의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제출된 보고를 분석한 결과, 올해 이익단체들의 관련 지출액은 8000만 달러이다. 2006년 때의 1600만 달러보다 5배나 많은 규모로 사상최대이다. 이중 보수 성향 이익단체의 지출액이 진보 단체보다 7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렇게 막대한 자금이 어느 누구로부터 나오는지는 관계자들만 알 뿐 대부분 공개되지 않는다. 지난 1월 연방 대법원은 기업이나 개인이 무제한으로 선거자금을 후원할 수 있고, 그것에 대해 공개할 의무는 없다고 판결했다. 대체적으로 대기업이나 부자들은 공화당 성향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반(反)오바마 성향이다. 이들이 맘껏 공화당을 지원하는 ‘비공개 통로’가 생긴 것이다.
재계는 아예 드러내놓고 공화당을 지원하고 있다. 상의는 이번 주 중에 1000만 달러짜리 TV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그것도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가 치열하게 접전을 벌이고 있는 선거구에 집중할 예정이다. 상의는 이번 선거기간 동안 7500만 달러어치의 광고비를 쓸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미 각종 규제법이나 정책 철폐를 위해 막대한 로비 자금까지 쏟아 부은 것까지 감안한다면 보수진영의 물량 공세는 상당하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연두 교서에서 이 판결을 대놓고 비판했었다. 지난달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통해서는 “선거광고를 무제한으로 허용하는 현 시스템을 그대로 놔둬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민주당이 기업의 무제한 선거자금 지원을 불허하는 법안을 내놓았지만, 공화당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선거 때까지 개정될 가능성은 없다.
민주당 선거대책위는 “무제한적이고, 비공개된, 그리고 규제받지 않는 기부금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이번 선거를 규정했다. 그러면서 기업이나 부자가 돈으로 선거를 사고 있는데, 막상 누가 돈으로 사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비난하고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