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 달 앞 G20 정상회의 성공하려면

입력 2010-10-10 17:44

다음 달 11∼12일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까지 꼭 한 달이 남았다. 19개국과 유럽연합(EU)으로 구성된 G20 정상회의는 국제기구 지도자와 초청국가 정상들까지 포함해 실질적으로 30명이 넘는 국가원수급 지도자들이 참석한다. 여기에다 세계적인 대기업 총수 등 경제인들이 100명 이상 참석한다니 가히 우리 역사상 최대 외교이벤트라 할 만하다.



우리나라로서는 국가의 위상과 이미지를 높일 호기가 아닐 수 없다. 기회를 살려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게 될지, 아니면 일과성 행사에 그치게 될지 여부는 전적으로 의장국인 우리나라에 달렸다. 외형적으로 무난하게 회의를 마쳤다고 성공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안전이나 의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회의 의제나 합의 도출 등 내용과 결과가 성패의 결정적 요인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치밀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회의를 보조하는 관리자 역할이 아니라 명실상부하게 회의를 주도하는 의장국 역할을 충실히 해내야 한다.

2008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 이후 국제적 정책공조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주요 의제가 거시경제정책 공조, 금융규제 개혁, 국제금융기구 개편, 글로벌금융안전망 등이지만 따지고 보면 한 가지다. 같이 잘살 수 있는 공통의 길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중요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서울 회의는 특히 환율 문제가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중국 위안화 문제로 촉발된 환율 분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가 환율전쟁 방지를 위한 합의도출에 실패함으로써 이제 공은 G20 정상회의로 넘어오게 됐다. 위안화 절상과 관련,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중국의 태도를 감안할 때 자칫 IMF 총회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없지 않다.

이해관계가 다른 각국을 조율해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의장국의 역할이다. 그리고 우리는 곧 역량을 평가받을 것이다. 성공적인 회의가 될 수 있도록 준비위원회가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