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증권터치] 기술적 과열… 외국인 매수 주춤
입력 2010-10-10 17:52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정책 강화로 9월 이후 한국 증시에도 외국인 순매수가 강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 1100원선 근접,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실망감 등 다소 불안한 신호들이 나타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다.
코스피의 경우 기술적으로는 과열신호에 접어들어 외국인 매매의 방향성이 국내 증시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10월 이후 아시아 지역에 공급물량 부담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외국인 매수세가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4분기에는 AIA(10월 말, 홍콩) 등 총 350억 달러의 기업공개(IPO) 물량이 대기 중이다. 올 들어 9월까지 홍콩 전체 IPO 규모는 300억 달러지만 연말까지 이를 넘을 것으로 예상돼 물량 부담이 크다. 게다가 중국 비(非)유통주 보호예수 해제물량도 4분기에 약 3조4000위안이 집중돼 중국 증시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에도 중국 등 주요 아시아 증시가 대규모 공급물량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조정 양상을 보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최근 지수 급등으로 연말 프로그램 순매수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매수차익잔고는 10조원을 돌파한 상태지만 연말 배당수익률이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국내 내부적으로도 연말에는 인덱스 자금 중심의 버팀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수급이 주식시장의 모든 흐름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는 가운데 대규모 공급물량 등 외국인 매수세를 위축시킬 수 있는 요인이 존재한다는 것은 주식시장에 부담요인이다. 특히 올해 연간으로 본다면 외국인 매수는 시장을 리드하기보다 고점에서 사서 저점에서 파는 엇박자 행태를 자주 보였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외국인 맹신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