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타 차 열세 뒤집은 ‘4라운드 기적’… 양용은, 한국오픈 우승
입력 2010-10-10 18:45
1오버파와 9언더파. 스코어 차는 10타차. 누가 봐도 승부는 끝이었다. 그러나 기적 같은 대 역전 드라마가 연출됐다. 주인공은 역시 ‘바람의 아들’이었다.
동양인 첫 메이저대회 챔피언인 ‘바람의 아들’ 양용은(38)이 6개월 만에 출전한 한국무대에서 국내 대회 사상 최다 차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양용은은 10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CC(파71)에서 열린 한국 최고 상금 대회인 코오롱 제53회 한국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10타 뒤진 공동 12위(1오버파)로 경기에 나섰지만 5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9언더파로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던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이 무려 8타를 까먹는 부진을 면치 못한 사이 불꽃타를 뿜어낸 양용은이 최종합계 4언더파 280타로 믿기지 않는 역전 우승을 만들어 냈다.
양용은은 이로써 우승 상금 3억원과 함께 2006년 우승 이후 4년 만에 내셔널 타이틀 대회 우승컵을 되찾았다. 양용은의 이번 우승은 국내 대회 역사상 최다차 역전 우승이다. 종전에는 1990년 쾌남오픈에서 봉태하, 1994년 매경오픈에서 김종덕, 2008년 KPGA선수권대회에서 앤드루 매켄지가 각각 8타차 역전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었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올해에는 미국무대에서 부진했던 양용은은 2006년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무대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듯 4년 만의 정상 탈환으로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시안투어 시즌 상금랭킹 1위 노승열은 공동 4위(1언더파 283타)까지 밀려났고, 김비오(20·넥슨)와 최호성(37)이 공동 2위(2언더파 282타)에 올랐다.
한편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서는 안선주(23)가 산쿄레이디스오픈(총상금 1억1000만 엔)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인 첫 상금왕 굳히기에 나섰다. 안선주는 일본 군마현 다카사키시 요시이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해 박인비(22·SK텔레콤)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시즌 3승을 챙긴 안선주는 상금 1980만 엔을 보태 상금랭킹 1위(1억975만 엔)를 굳게 지키며 JLPGA 사상 첫 한국인 상금왕 탄생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마트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에서는 양수진(19·넵스)이 정상에 올랐다. 양수진은 전남 장성군 푸른솔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13언더파 203타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