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D-31] 왕족·엘리트부터 구두닦이까지 다양한 이력

입력 2010-10-10 17:34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는 해당 국가 정상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정상급 인사들이 운집한다. 20개국 정상들은 왕족과 재벌, 엘리트에서부터 초등학교를 중퇴한 구두닦이, 무장세력 멤버까지 다양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개천에서 난 용들=최근 환율 전쟁으로 각을 세우고 있는 G2(미국·중국)의 두 정상은 역경을 이겨낸 성공 신화를 공유한다. 버락 오바마(49) 미국 대통령은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부모의 이혼·재혼을 거치면서 마약에도 손대는 등 혼돈스러운 청소년기를 극복하고,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이 됐다.

후진타오(胡錦濤·68) 중국 국가주석 역시 어린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의 가게가 압수되는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후 주석은 학업에 정진, 중국 명문 칭화(淸華)대 수리학과를 졸업한 뒤 간쑤(甘肅)성 수력발전소 노동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중국 서열 1위까지 뛰어올랐다. 합창단 출신으로 상당한 노래실력을 자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65) 대통령도 입지전적 인물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이며 구두닦이로 가족의 생계를 도왔다. 14세부터 금속노동자로 근무하다 왼손 새끼손가락을 잘리는 산재를 당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제이콥 주마(68) 대통령은 인종차별에 맞선 무장 항쟁으로 오랜 기간 투옥됐던 전력을 갖고 있다. 힘든 가정환경 탓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다 17세에 무장조직의 일원이 된 게 정치 입문의 계기였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 역시 가난을 극복하고 영국 케임브리지·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뒤 정치에 입문, 비 힌두교 출신(시크교)이란 약점을 극복하고 역대 최고 총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워 여걸 3인방=20명의 정상 가운데 여성은 3명이다. 앙겔라 메르켈(56) 독일 총리는 동독 출신이라는 불리한 점을 극복하고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연소 총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메르켈 총리를 2006∼2009년 4년 연속으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57)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스 전 대통령을 승계한 독특한 케이스. 두 사람은 세계 최초의 선출직 부부 대통령이다. 줄리아 길라드(49) 호주 총리 역시 호주 최초의 여성 총리, 이민자(영국) 출신 총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멜버른대 재학 때 호주학생연합 대표를 지낸 여걸이다. 2007년 노동당 집권으로 부총리 겸 교육·고용·노사관계 장관으로 발탁됐다가 지난 6월 총리에 취임했다.

◇사우디 국왕부터 축구팀 구단주까지=최연장자는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86)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다. 최연소인 데이비드 캐머런(44) 영국 총리와 무려 42년 차다. 2005년 형 파드빈 압둘 아지즈 국왕 사망 뒤 즉위했다. 재산이 25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20 정상회의 기간이 이슬람권의 메카 성지순례(하지) 기간과 겹치고, 최근 건강이 악화돼 참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5) 러시아 대통령은 역대 가장 어린 크렘린의 주인이다. 그는 러시아 최대 가스회사인 가즈프롬 회장 출신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55) 프랑스 대통령은 2007년 5월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권을 넘겨받았다. 프랑스 전후세대 첫 대통령이자 이민 2세(헝가리) 출신이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3) 이탈리아 총리는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AC밀란의 구단주로 국내에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아울러 이탈리아 최대 미디어그룹 메디아셋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