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장신대의 제2의 도약을 이끄는 정장복 총장
입력 2010-10-10 15:39
[미션라이프] 87년의 전통을 지닌 전북지역의 유일한 기독교 종합대학인 한일장신대. 최근 지방대학이 겪는 위기 속에서도 한일장신대는 ‘기독교 정신이 깃든 인성·영성·지성의 전당’으로서 대학 안팎으로 알찬 결실을 맺고 있다. 신학대학으로서의 정체성 확립과 지방대로서 자구노력을 강화해 제2의 도약을 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중심에 2004년 총장으로 부임해 제3, 4대 총장직을 수행하는 정장복(68) 총장이 있다. 세계적인 실천신학의 요람지가 되도록 학교발전을 이끌고 있는 정 총장을 지난 8일 캠퍼스에서 만나 학교의 성장비결과 비전을 들어보았다.
-캠퍼스가 아담하고 예쁘네요. 모든 계단이 나무여서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자그마한 종탑도 인상적이고요.
“캠퍼스 자체가 우리 대학의 발전전략과 교육목표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임하자마자 교회의 후원을 받아 계단에 나무를 덧씌우고 종탑을 세웠습니다. 새벽 6시 종소리와 함께 교수와 직원, 신학대학원 학생들이 새벽경건회를 갖습니다. 인성훈련과 경건훈련을 강화하기 위한 경건회입니다. 모든 재학생과 교직원이 인성훈련을 받습니다. 먼저 바른 인간이 되고 하나님을 아는 깊은 영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토대 위에 다양한 경험과 지식으로 무장된 현대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입니다.”
-지난달 교육과학기술부가 30개 부실대학을 발표했습니다. 물론 명단에 한일장신대는 없습니다. 어떻게 재정 확충을 하셨습니까.
“사전에 건실한 자구노력과 대비책을 강구해왔습니다.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정확충 및 모금활동을 적극적으로 펴왔습니다. 학교환경개선은 모두 모금활동으로 이뤄졌습니다. 그 결과 현재 부채가 전혀 없고 오히려 재정이 플러스 상태입니다. 부임 당시에는 부채가 있어 빚을 모두 갚을 때까지 무보수로 일했습니다. 20여 년간 장신대에서 예배학과 설교학 교수로 재직하다 은퇴했기에 활발히 목회를 하는 제자들이 많습니다. 저를 걱정한 제자들이 10만, 20만원씩 후원금을 보내주기 시작해 부채를 갚고 기금까지 구성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방 기독대학으로서 차별화나 특화 전략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4개 학부 12개 전공영역과 신학대학원을 비롯한 5개 대학원에서 기독교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923년 개교 이래 87년간 신학교육을 담당해온 신학부에서는 교회와 사회 제반분야에서 신실하게 섬기는 사역자를 배출해 왔습니다. 81년에는 호남지역 최초로 사회복지학과를 신설, 사회복지 특성화 대학으로 자리잡았습니다. 10명의 우수한 전임교수의 지도 아래 2000여명의 졸업생이 전국의 사회복지 현장에서 헌신적이며 전문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복지목회를 대비해 신대원생들이 의무적으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토록 했습니다.”
-장애학생에 대한 차별 없는 통합교육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2003년 처음으로 실시된 장애학생교육복지지원평가에서 전국 186개 대학 중 12위, 전남·북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2005년, 2008년 영역별로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되었습니다. 1998년 전국 최초로 전문수화통역사를 채용, 장애학생들의 수업과 예배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장애학생들의 학습권과 생활편리를 위해 장애학우도우미를 배치했습니다. 올해에도 학생회관에 별도 동아리방을 확대하고 도서관에 장애인 전용 엘리베이터 설치, 출입문 교체 등으로 캠퍼스 어느 곳이나 접근이 쉽도록 하고 있습니다.”
-중장기 발전계획인 ‘미래를 향한 도약 한일 비전 2015얤’는 무엇입니까.
“지방대로서 가장 어려운 게 신입생 모집입니다.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할 뿐 아니라 중도 이탈이 많습니다. 정원 100명 가운데 80명이 들어오면 졸업은 20명 정도밖에 안합니다. 그런데 우리 대학은 100명에 80명이 들어왔는데 졸업률은 98%입니다.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들어온 학생은 나가지 않고 편입으로 정원을 더 채웠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은 2015년부터 대입정원이 고교졸업정원을 초과한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문닫는 지방대가 늘어날 것입니다. 이때를 대비해 꾸준한 모금활동을 통해 특별기금을 비축하는 것입니다.”
-비전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말씀해주십시오.
“내년 신입생들에게는 2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예배하는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것입니다.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등 외국 대학과 자매결연을 체결,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며 학술과 문화 교류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10여 년 전부터 해마다 제3세계 교회지도자들을 엄선, 5명씩 초청해 1년간 교육을 시켜 보내는 선교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2년 뒤 총장 은퇴 후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장신대 교수 재직시절 길러낸 목회자들에게 애프터서비스 해주러 다닐 겁니다. 불시에 목회 현장을 찾아가 설교를 점검해 주고 재교육을 할 생각입니다. 제자들은 다시 긴장해야 할 겁니다.” 완주=
◇정장복 총장은
1942년 제주도에서 출생, 미국 컬럼비아신학교 석사, 샌프란시스코신학교 신학박사. 한국설교학회장, 전국신학대학협의회장 역임, 장로회신학대 명예교수, 한국기독교학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사. 저서로는 1984부터 2010년까지 26권의 ‘예배와 설교 핸드북’ ‘예배학개론’, ‘설교학개론’, ‘설교학사전’, ‘예배학사전’ 등 다수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