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매몰 광부들 내주 초 나온다… 지하 700m 33명 이르면 10월11일부터 구조
입력 2010-10-08 21:49
그들이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온다. 지난 8월 5일 코피아포 산호세 광산이 무너지면서 2개월간 지하 700m에 매몰돼 있던 칠레 광부 33명이 이르면 11일부터 구조될 전망이다.
라우렌세 골보르네 칠레 광업부 장관은 9일이면 광부들이 매몰된 지점까지 구조 통로를 뚫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골보르네 장관은 “최상의 시나리오는 구조 통로를 확보하고 2∼3일 안에 광부들을 빼내는 것이고 최악의 경우 8∼10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해 이르면 11∼12일부터 광부들이 햇빛을 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칠레 정부는 그동안 광부들이 있는 지하 700m 내 대피소까지 지름 33㎝의 구멍을 뚫는 1차 작업과 구멍의 내벽을 지름 60∼70㎝로 확장하는 2차 작업 등 구조 통로 확보작업을 진행했다.
골보르네 장관은 “2차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구조가 가능하다”며 “현재 535m까지 뚫고 들어가 목표 지점까지 90여m 남았다”고 말했다.
구조 통로를 확보하면 통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금속 파이프를 설치하거나 통로 벽 전체를 보호벽으로 둘러싸는 내벽 강화작업을 진행한다. 어느 방법을 택하느냐에 따라 구조에 걸리는 시간은 달라진다. 통로가 완공되면 구조용 캡슐 ‘피닉스’가 지하로 내려가 광부들을 실어 올린다.
구조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몰 현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 CBS방송은 이미 현장에 이동식 병원과 구조용 캡슐이 도착했고, 오랫동안 햇빛을 보지 못한 광부들의 눈을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도 마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광부 1명을 끌어올리는 데 적어도 1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33명이 모두 구조되는 데 2∼10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BBC에 따르면 구조대원들은 구조 통로 확보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지하로 내려가 광부들이 구조용 캡슐을 타고 지상으로 올라가는 걸 돕게 된다. 구조용 캡슐 지름이 54㎝로 좁아 광부들은 캡슐 안에서 견디기 위한 체력단련 운동을 하고 있다.
광부들을 어떤 순서대로 구조할지 계획도 짜고 있다. AP통신은 매일 실시되는 신체적·정신적 건강상태 검사와 매몰 기간에 보인 개인별 특성 등을 감안해 순서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칠레 해군사령관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첫 번째 구조되는 사람은 구조용 캡슐 안에서 견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선정되고, 그 다음부터는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우선 끌어올려질 전망이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