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자녀 채용땐 한번 더 걸러”… 김성환 외교부장관, 취임식 갖고 업무 시작
입력 2010-10-08 21:42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8일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김 장관은 유명환 전 장관의 딸 파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조직을 추스르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공정 외교부’라는 키워드를 내밀었다. 그는 취임사에서 “잘못된 관행을 과감히 청산하고 전면적인 쇄신을 이뤄야 한다”면서 “인사위원회 기능을 대폭 강화해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해외공관 감사를 맡는 감사담당 대사직을 신설하고, 일반 직원들의 업무평가를 전담하는 인사평가팀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평가에 따라 현재 두 차례로 제한된 공관장 기회를 업무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는 3~4회도 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또 가급적 현지어가 가능한 사람을 공관으로 보내고 특수언어 능통자가 외교부 내에 없다면 외부 인사를 영입할 생각이다. 직원을 채용할 때는 고위 공직자와 외교관 자녀를 한번 더 걸러내는 시스템을 만들어 불공정 시비를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이런 자신의 구상과 외교부 ‘인사쇄신 태스크포스’가 준비해 온 쇄신안을 합쳐 최종안을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외교부가 더 적극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장관이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김 장관은 외교 전략의 키워드로는 ‘총력외교’와 ‘복합외교’를 제시했다. 그는 “최근 복합화 양상을 보이는 국제환경에 상응해 새로운 외교 전략을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한반도와 동아시아, 글로벌 무대에서의 새로운 도전에 적극 대응하고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기반을 다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덕장 유비’라는 별명처럼 부드럽게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딱딱한 취임식 대신 조촐한 취임 상견례를 통해 직원들과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시도했다.
앞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는 진통 끝에 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야당의 부적격 의견도 반영됐다. 당초 외통위는 전날 인사청문회 직후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야당 의원들이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며 연기를 주장해 하루 미뤄졌다.
이도경 유성열 기자 yido@kmib.co.kr